
영국을 두 번째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대한 국빈 만찬에 만족을 표했다.
BBC와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주재한 국빈 만찬으로 윈저성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두 사람은 만찬장 상석에 나란히 앉아 서로에게 우호적인 만찬사를 건넸다.
찰스 3세는 “폭정이 유럽을 위협하는 오늘날, 우리와 우리 동맹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침공을 억제하며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함께 일어섰다”라며 “양국은 역대 가장 긴밀한 방위·안보·정보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도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분쟁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공동의 가치를 위해 싸운 양국의 역사도 언급했다.
지난 5월 체결한 양국 무역 합의를 두고는 “영국은 당신 행정부의 첫 무역 합의 파트너”라며 향후 양국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에 기대를 표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우리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지한 의제를 벗어나는 농담도 오갔다. 찰스 3세는 닉슨 대통령 시절 자신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그 딸과의 로맨스를 추측하는 기사가 나왔다며 “언론이 성공했다면 나는 닉슨 가족과 혼인 관계를 맺을 뻔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답사를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두 번이나 영국을 국빈 방문한 자신의 사례가 이례적이라며 “이는 진정 내 생애 최고의 영예”, “남다른 특전”이라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또 이런 경우가 자신이 처음이고,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며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을 국빈 초청한 찰스 3세와 영국에도 감사를 표하고 양국 간 유대를 “특별한 관계”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찰스 3세를 향해 “매우 특별하다”라고 찬사를 보냈고, 암으로 투병했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에게는 “빛나고 건강하고 아름답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과 영국의 오랜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전에 준비한 만찬사를 들고 읽었다. 상황을 갑자기 뒤바꿀 만한 돌발 발언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흰 와이셔츠에 검정 재킷과 바지로 이뤄진 연미복 차림이었다.
윈저성 세인트조지 홀에서 열린 이날 만찬에는 160명의 귀빈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장 절반 길이의 워털루 테이블이 동원됐다. 200년 이상 된 은제 식기 등 식기 1452점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귀빈 대접에 사용됐다.
파르메산 쇼트브레드와 메추라기알을 곁들인 샐러드와 햄프셔 물냉이를 활용한 판나코타(푸딩의 일종), 백리향으로 향을 낸 주스와 유기농 노퍽 치킨, 빅토리아 자두로 장식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이 식사로 나왔다.
영국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1945년 빈티지 포트와인도 준비했다. 이밖에 잉글랜드산 스파클링 와인과 보르도산 그랑크뤼 와인, 미국산 와인 등 다양한 술이 만찬주로 제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