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장기 미국 셧다운 사태가 종결 국면에 접어들며 미국 민주당에서는 분열 양상이 감지된다. 일부 상원의원들의 이탈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퇴진론’도 거론된다.
10일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통과된 데에는 범민주 진영 상원의원 8명의 공이 컸다. 민주당 상원의원 7명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1명이 전날 절차적 표결에 협조하며 셧다운 해결의 물꼬를 텄다.
민주당 소속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딕 더빈, 매기 하산, 팀 케인, 재키 로즌, 진 섀힌, 존 페터먼 의원과 무소속 앵거스 킹 의원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내년 중간선거를 치르지 않는 이들이라고 AP는 전했다.
이들이 민주당 노선에서 이탈하면서 공화당은 랜드 폴 상원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음에도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정족수 60표를 채울 수 있었다. 여당인 공화당으로선 안도할 일이지만, 민주당 분위기는 혼란스럽다.
예산안 협상의 핵심 쟁점인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 세액공제 연장을 관철하기 위해 셧다운을 버틴다는 게 민주당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번 표결로 민주당의 ‘트럼프 대항 대오’가 무너진 것이다.
CNN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앤디 김 상원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방금의 상원 상황은 전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없게 됐다는 점이 매우 슬프다”라고 토로했다.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가결이 예견됐던 이날 투표 직전 CBS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안으로 ACA와 관련해 얻은 것이 거의 없다고도 했다.
하원에서도 성토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36세 진보 성향 정치인인 그레그 카사르 하원의원은 “공화당의 무성의한 약속을 받아들이는 것은 타협이 아니라 항복”이라고 맹비난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과 범민주 진영 상원의원들이 도출한 합의안은 ACA 세액공제 연장을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12월에 관련 표결을 진행하도록 했는데, 통과는 보장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비난의 화살은 상원 민주당을 이끄는 척 슈머 원내대표에게 향하고 있다.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슈머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라며 “교체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러시다 털리브 민주당 하원의원은 “슈머 원내대표는 이 중요한 순간에 대응에 실패했다”라며 “미국인의 생각과도 동떨어져 있다”라고 했다. 세스 몰턴 하원의원도 “오늘 밤은 새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슈리 태너다르 민주당 하원의원은 액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은 트럼프에 맞서 싸울 수 있고, 타협하지 않으며, 보다 전략적이고 감이 있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전날부터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임 요구가 불거졌다. 인디비저블, 무브온 등 민주당 지지 성향 풀뿌리 정치 단체 일부는 이미 유권자들을 상대로 리더십 교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슈머 원내대표가 이끄는 상원 민주당 의원 압도적 다수가 (셧다운 기간이던) 지난 7주 동안 용맹한 싸움을 벌였다”라며 ‘슈머 리더십’을 두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