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대형 산불 사태로 북가주, 특히 샌프란시스코가 시 전역의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재들이 눈처럼 날리고 있어 낮인데도 조명을 켜지 않고는 일상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9일 샌프란시스코는 전날에 이어 연기와 재로 햇빛이 가려져 차량들이 아침부터 전조등을 밝히고 주행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외부 출입이 어려울 정도로 대기 상태가 악화됐다.
일부 주민들은 트위터에 “마치 블레이드 러너를 보는 듯 온도시가 어둡고 붉은 빛으로 뒤덮였다”고 말했고,
“화성에 온 듯 기괴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 주민도 있었다.
또, 뉴욕타임스는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샌프란시스코의 상황이 마치 ‘핵겨울(Nuclear winter)’ 같다고 했다. 핵겨울이란 핵이 폭발했을 때 발생한 재와 먼지가 햇빛을 가려 주변이 기온이 내려가고 어두워지는 현상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이날 오전 10시 45분에도 자욱한 연기 때문에 햇빛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새벽같은 상황이 연출돼 주민들은 아침 잠에서 깨어난 뒤 깜깜한 하늘을 보고 아직도 밤이라고 생각했다고 BBC는 전했다.
마틴 우가티라는 주민은 이날 12시께 올린 트윗에서 “마치 화성과 같은 모습이다. 40여개의 산불들이 동시에 불타면서 세상 천지가 오렌지색깔로 변해버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주민 캐서린 기슬린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마치 지구의 종말처럼 느꼈다”고 했다.
UCLA대 기후과학 대니얼 스웨인 교수는 트위터에서 짙은 연기로 인해 북가주의 햇빛이 거의 차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