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역대 최대 화물 실적을 올리며 줄어든 여객 매출을 상쇄했지만, 여객 사업 중심의 LCC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경쟁력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8조7534억원, 영업이익 1조464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8%, 5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연간 최대 기록이었던 2010년(1조158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화물 매출이 6조6948억원, 여객 매출이 1조839억원이었다. 화물 매출은 전년(4조2507억원) 대비 57.5% 증가했다. 해운 물류대란 여파로 항공화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사업 부문 호조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4조1104억원, 영업이익 45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0년 창사 이후 최대 영업이익(569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화물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3조1485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2조1407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A350-900 여객기 두 대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2021년 A350 여객기 두 대와 A330 여객기 세 대를 추가로 개조해 편당 각각 46t, 16~20t의 화물 수송력을 추가로 확보했다. 또 여객기의 벨리를 활용한 화물 전용 여객기 운영을 통해 늘어난 항공화물 수요에 대응했다.
◆LCC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자 이어져
제주항공은 2020년 3313억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 3145억원 적자를 봤다. 진에어 역시 2020년 영업이익 1847억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 1853억원 적자를 냈다.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148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LCC들도 여객 수요 회복에만 기대지 않고 화물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 LCC중 최초로 상반기 중 화물 전용기를 도입해 항공 화물 운송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목표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2월부터 국제선 첫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지난달 약 281톤을 실어 날랐다. 티웨이항공 역시 중대형 항공기 A330-300을 도입해 화물 운송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LCC업계의 화물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여객과 달리 화물 운송은 장기적인 신뢰에 기반한 탄탄한 영업망이 필수여서 LCC는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어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로 국제 여행 수요 개선을 기대했던 LCC 입장에서는 유류비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탑승객이 부담하는 항공 운임 총액도 늘어나면서 여행심리 위축 우려도 나온다. 또 코로나19로 국제선 입국이 인천공항(김해공항 일부 허용)으로 일원화됐고 기존 노선에 대한 추가 운항 허가 없이는 올해도 여객 수익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 사업은 단시간에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코로나19 종식 등의 큰 호재가 있지 않는 한 수익개선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