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대학 연구팀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특정한 전조 현상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알 수 있다고 밝혔는데 향후 연구가 고도화되면 대지진을 예측해 인명·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쿠엔틴 블레터리 프랑스 코트다쥐르대 연구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 ‘대지진의 전조 현상’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 설치된 GPS 3026개로 모멘트 규모 7 이상의 대지진 90건(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각 지진이 발생하기 48시간 전부터 GPS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진이 발생하기 2시간 전에 느린 단층 미끄러짐(슬립 슬로우) 지수 가속도가 평소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걸 확인했다.
The earth starts to slide horizontally 2 hours before a big #earthquake #GPS #Smartphones #Innovation #TechForGood @Hana_ElSayyed @enilev @RagusoSergio @CurieuxExplorer @Khulood_Almani @Fabriziobustama @PawlowskiMario @MargaretSiegien @mvollmer1 @NevilleGaunt @fogle_shane pic.twitter.com/VU7ed17qA7
— Franco Ronconi 🇮🇹 (@FrRonconi) July 26, 2023
전조 현상을 미리 알 수 있으면 지진 예상 지역에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어 인명·재산 피해 등을 줄일 수 있다. 이에 관련 연구가 예전부터 있었지만 대지진 전조 현상을 파악하는 데 신뢰도와 정확도가 높은 기술이 나온 적은 현재까지 없다.
코트다쥐르대 연구팀도 이번 연구를 두고 단층 미끄러짐 지수 변화가 대규모 지진과 연관성이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진 측정 장비는 미끄러짐 현상을 감지하거나 모니터링하는 데 필요한 범위, 정밀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롤랑 뷔르그만 미국 UC버클리대 지구행성과학과 교수도 사이언스지에 “큰 지진과 명확하게 연관돼 있는지 유효한 경고를 하려면 정확성이 필요하다”면서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할 수 있다면 전조 경고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뷔르그만 교수는 “대부분 큰 지진은 GPS 감시 네트워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해저 섭입대에서 발생한다”며 “해저에 매우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가 고도화돼 GPS로 향후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기법이 상용화되면 한국에서 발생할 지진도 예측해 예상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 동해에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 19일 발간한 ‘동해(강원) 연속지진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4월23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한반도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232회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대규모 단층대가 동해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