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가 부도 위기를 겪으며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그리스가 경제를 회복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조명했다.
NYT는 그리스의 경제가 유로존 평균의 약 2배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 경제성장률이 8.4%, 지난해 5.9%로 유럽연합(EU) 평균을 크게 넘어섰다. EU 평균은 2021년 5.4%, 지난해 3.5%였다.
실업률의 경우 여전히 11%로 높지만, 최근 10년 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관광객들이 늘면서 건설업계가 살아나고, 새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여름 큰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그리스를 찾았고, 추정 수익은 210억 유로가 넘는다고 한다.
또 호텔과 에어비앤비 임대 수요 급증, 외국인이 그리스 내 부동산을 최소 50만 유로 이상 사들이면 EU 내에서 살 수 있도록 비자를 발급해 주는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그리스 본토와 인기 관광지에선 건설이 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흐름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화이자 등 다국적 기업들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MS는 아테네 동쪽에 10억 유로(약 1조4300억원)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북쪽 방향에는 화이자가 6억5000만 유로(약 9302억4700만원) 규모의 연구 허브를 설립 중이다. 그외에도 JP모건, 메타 등 기타 다국적 기업들도 투자를 하고 있어 향후 몇 년 간 수십억 유로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보도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인정하는 국제신용평가사 DBRS모닝스타는 지난 8일 그리스의 장기외화·자국 통화 표시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에서 투자 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하기도 했다.
DBRS모닝스타는 성명을 통해 “그리스의 재정과 부채 상황에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으며, 이는 신중히 재정 계획을 실행하려는 그리스 정부의 강한 노력 덕분”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Ba3’에서 ‘Ba1’으로 2단계 격상했다.
2008년 그리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정난이 심화되는데도 불구하고 방만하게 재정을 운용하다 결국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후 그리스는 2010년, 2012년, 2015년 세 차례에 걸쳐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2890억 유로(약 413조66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