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인 금문교 (골든게이트)에 자살방지를 위한 스테인리스 안전 그물이 다리 양쪽 아래 설치되면서 이를 위한 활동가들과 숨진 사람들의 유가족들의 숙원 사업이 이루어졌다.
10대 시절 금문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케빈 하인즈( 42)는 태평양 해상에서 25층 건물 높이의 이 다리에서 쥐고 있던 난간 레일을 놓고 뛰어내린 순간을 지금도 후회한다고 AP통신에게 말했다.
그는 2000년 19세 때 이 다리에서 투신하면서 등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입었고 지금은 기적적으로 생존한 생존자 4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자살방지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하인즈와 그의 부친, 금문교에서 자녀를 잃은 일단의 유가족 부모들은 20년 동안이나 시 당국에 자살방지 대책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전통적인 관광 명물인 이 랜드마크 교량의 미관을 해치는 그물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 번에는 그들의 소원이 이뤄져서 시 당국은 이 2.7km의 교량 양쪽면에 스테인리스 스틸 재료의 철그물의 설치를 끝내고 3일 준공식을 거행했다.
하인즈는 “그 당시에 이런 그물이 있었더라면, 나도 경찰에 의해 자살 순간 제지를 당했을 것이고 즉시 도움을 얻게 돼 등뼈가 부러지거나 3군데 척추의 파손을 겪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이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을 계속해서 이런 결과를 가져온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1937년에 완공된 금문교는 개통 이후 지금까지 거의 2000명의 사람들이 다리에서 투신해 목숨을 버렸다.
시 당국은 10여년 전에 이미 안전망설치 사업을 승인하고 2018년 6미터 너비의 철제 그물망 설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장애와 항의 등으로 지금까지 완공이 지연되었다.
교량 바닥에서 6미터 아래에 설치된 이 그물은 차를 타고 통과하는 사람에겐 보이지 않지만, 보행자들이 다리 난간에서 내려다 보면 보인다.
이 그물은 샌프란시스코만 입구에 설치된 빨간 색의 금문교에 흔히 닥치는 강력한 파도와 짙은 안개, 폭풍우 등 악천후와 여러가지 다른 악조건들을 견디어 낼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데니스 멀리건 샌프란시스코 교량 고속도로 총괄 책임자는 말했다.
그 뿐 아니라 2023년 말 공사가 완공될 무렵에는 이 설치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간 평균 투신자가 30명에서 14명으로 줄어들어 설치효과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그는 밝혔다.
투신하는 사람은 여전히 있지만 경비원들이 그물망 위로 부터 구조해 내고 있으며 그 중 소수는 그물 위에서 다시 바닷속으로 투신해 죽음을 맞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스테인리스 그물은 탄력도 없고 딱딱하므로 거기에 뛰어내리는 것은 치즈 갈이 채칼 위에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고 멀리건국장은 말했다. 어쨌든 투신하면 반드시 중상을 입게 되므로 이들을 말리는 게 우선이다.
지난 해 이 곳에서 투신하려는 사람들 가운데 149명은 소방 구조요원들과 자살방지단체 시민들의 설득으로 시도를 포기하고 목숨을 구했다고 멀리건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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