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기근 사태가 하마스의 선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분노해 고함까지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NBC는 전현직 미 관료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28일 비공개 전화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통화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기아를 방치하는 정책은 없다. 가자지구에 굶주림이 있지도 않다”고 발언한 계기로 이뤄졌다.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방문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네타냐후 총리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배고파 보이는 가자지구 어린이들 사진을 본 적 있다”며 “가자지구엔 진짜 기아가 있으며, 그런 것은 속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적으로 통화를 요청했다. 몇 시간 뒤 전화 연결되자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광범위한 기아는 진짜가 아니며, 하마스가 조작한 것이라고 설득하려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 말을 끊고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기아가 가짜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증거를 보좌관들이 보여줬다며 반박했다고 한다.
통화 내용에 대해 들은 한 전직 미국 관료는 “인도적 지원 상황에 대한 직접적이고 대체로 일방적인 대화였다”며 “말하는 쪽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아 상황이 미국과 이스라엘 주도로 설립한 구호단체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으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미국이 이에 대한 책임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는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이스라엘을 방문한 계기가 됐다. 위트코프 특사는 GHF 배급소가 충분한지 물었고, 지난 4일 귀국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5일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완전 점령 계획을 지지하는지 질문에 “말할 수 없다. 대체로 이스라엘에 달린 일이다”라며, 식량 지원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후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GHF 배급소를 현행 4곳에서 1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국경에 대규모 지상 작전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NBC는 전현직 관료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가자 국경에 병력과 장비를 구축한 정황이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며, 대규모 지상전 징후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이날 10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가자지구 점령 계획을 승인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앞서 검토한 ‘가자 완전 장악’은 아니지만, 가자시티를 시작으로 점차 점령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