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자와 일용직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들의 연합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할 경우 LA 다저스가 백악관 방문 초대를 거절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패서디나에 본부를 둔 ‘전국 일용직 노동자 조직 네트워크(National Day Laborers Organizing Network)’는 5일 구단을 향한 공개 서한과 함께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5일 오후 기준으로 이미 5,600건이 넘는 서한이 발송됐으며, 목표인 6,400건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이 연합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 강화에 항의하며, 다저스가 백악관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우승팀 초청 행사를 건너뛰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남가주를 비롯한 주 전역과 미 전역에서 매일 단속을 벌이고 있다.
서한은 “LA 다저스는 단순한 야구팀이 아닙니다. 이들은 우리 도시의 정신의 일부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팀은 우리의 이웃, 가족, 그리고 다양한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대표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공동체, 우리 도시는 공격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역사에서 옳은 편에 서주길 바랍니다.”라고 적혀있다.

패서디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최 측은 “ICE는 LA에서 물러가라”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나눠주며, 멕시코 출신의 고 다저스 전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연방 이민 단속 요원에게 수갑이 채워진 모습을 그린 벽화를 배경으로 발언했다.
패서디나의 올 세인츠 교회 부목사 마크 체이스는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된 LA 다저스가 백악관 초청을 거절해야 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기자회견장에서는 또 다른 조직위원인 크리스 뉴먼이 ‘LA 다저스가 백악관 초청을 거절하라’는 문구를 적은 포스터를 준비하기도 했다.
야구 챔피언 팀을 백악관에 초청해 기리는 전통은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두 개의 아마추어 우승팀을 초대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관행은 20세기 들어 보다 공식화되고 일상화됐다.
지난 토요일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7차전 끝에 승리하며 통산 아홉 번째,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2024년 뉴욕 양키스를 꺾은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4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난 바 있다.
서한은 이어 “팀이 스스로 대표하는 통합, 진정성, 다양성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하고, “우리 가족과 이웃이 폭력, 구금, 추방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데, 그들은 침묵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가장 약한 사람들을 해치는 권력을 사용한 대통령을 찾아가는 것은,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유니폼을 입고, 팀에 열정을 쏟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다저스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저스에는 키케 에르난데스(푸에르토리코), 앤디 파헤스(쿠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미니카공화국), 미겔 로하스(베네수엘라) 등의 중남미, 남미 국가 출신 선수들이 월드시리즈를 뛰었다.
가장 많은 출신국가는 미국과 일본(3명)이었다
<이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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