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 집계 결과 지난달 28일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미국 전체 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이날 온라인 쇼핑 지출만 118억 달러로 집계돼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인플레이션이 약 3%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 소비 증가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출 총액은 늘었지만 실제 구매 물량은 증가하지 않았을 수 있으며, 예산 압박 속에 소비자들이 고가 상품 위주의 선택 구매를 하거나 할인 시기를 나눠 지출하는 등 쇼핑 방식을 더욱 계산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구매가 증가한 품목은 할인 폭이 컸던 카테고리 중심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의류 소비는 온라인 6.1%, 오프라인 5.4% 늘었다. 마스터카드는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가치와 쇼핑 편의성을 중시하면서 의류 구매를 늘렸다”고 분석했다.
또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당일 온라인 소비는 64억 달러로 집계돼 전년 대비 5.3%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어도비의 수석 애널리스트 비벡 판디아는 “추수감사절 기간 할인 폭이 매우 컸던 점이 온라인 쇼핑 수요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 분석가인 클라우디아 롬바나는 “올해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소비자들은 구매 물량은 줄었지만, 평균 판매가격은 오히려 높아졌다”며 “고소득층은 자유롭게 소비하지만, 소득이 낮은 계층은 철저히 예산 관리를 하며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주식시장 상승과 주택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은 고소득층과, 생활비 부담 속에 실질 소득이 정체된 저소득층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이른바 ‘K자형 경제’ 현상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미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릭 뉴먼은 “주식과 주택을 보유한 상위 계층은 충분히 소비 여력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하위 계층은 생활비 압박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하위 계층 소비자들은 이번 연말 쇼핑 시즌에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소비자의 85%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RF는 올 11~12월 연말 쇼핑 시즌 전체 소비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증가율은 전년 대비 3.7~4.2%로, 작년(4.3%)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