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최근 베네수엘라 국영방송 연설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며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압송 조치와 국제 사회의 압박 속에서도 현 정권의 연속성을 분명히 하려는 메시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2018년부터 부통령직을 맡아온 마두로 정권의 핵심 실세로, 미국 관리들과 과거 동료들 사이에서는 ‘냉혹한 야심가이자 마키아벨리적 정치 공작원’으로 평가된다. 그는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골수 사회주의 성향의 차베스주의자로 분류된다.
로드리게스의 정치적 뿌리는 급진적이다. 그의 아버지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는 1960~70년대 무장 좌파 조직 ‘사회주의 연맹’ 공동 설립자였으며, 1976년 미국 기업 임원 납치 사건 이후 체포돼 구금 중 사망했다. 당시 7세였던 로드리게스는 이후 “혁명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고 말해 왔다.
그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 노선인 차베스주의 핵심 인물로 성장했고, 2013년 마두로 정권 출범 이후 정보통신부 장관, 외무장관을 거쳐 부통령에 올랐다. 최근에는 석유부 장관직까지 겸임하며 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거 그를 “호랑이”라고 부르며 강한 신임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야권과 국제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마두로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는 약 80퍼센트 축소됐고, 800만 명 이상이 국외로 이주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드리게스가 명품 가방과 신발 등 사치스러운 소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서민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그의 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역시 마두로의 최측근으로, 최근 논란이 된 부정선거 관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압송 이후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가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이를 부인하며, 마두로의 석방과 복귀를 요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국은 현재 ‘마두로 없는 마두로 체제’라는 불확실한 국면에 접어들었고, 로드리게스의 석방 요구는 향후 권력 구도와 국제 분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