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하루 만에 약 29% 폭락하며 52년 만에 최악의 거래일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약 1,400억 달러가 하루 사이 사라지면서 미국 반도체 업계와 뉴욕 증시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30일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전날보다 28.58% 하락한 6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1974년 7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친 4분기 실적 전망이다.
인텔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한 16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사업 매출도 78% 급증했다.
그러나 4분기 예상 매출을 150억~160억 달러로 제시하면서 시장 전망치인 약 17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주당순이익 전망치 역시 25센트로 시장 예상치 43센트를 밑돌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PC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PC 제조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 수요가 위축돼 인텔의 핵심 사업인 PC용 프로세서 판매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스라엘 반도체 공장 사고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4분기 매출이 약 3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텔은 올해 현금흐름이 흑자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전망도 내놨다.
인텔의 충격은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퀄컴은 11.12%, AMD는 10.88%, 브로드컴은 5.48%, 엔비디아는 4.22% 각각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7.2% 급락했다.
뉴욕 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2.86%, S&P500지수는 1.82%, 다우존스지수는 1.09%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I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실제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기술주 매도세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인텔의 이번 폭락은 AI 산업의 급성장이 반도체 기업 모두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AI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기존 PC 시장은 오히려 위축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