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지난 2019년도부터 세계적 요리전문학교 르꼬르동 블루 런던 캠퍼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2월과 8월 사찰음식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는 본교 파리 캠퍼스까지 확대했다. 올해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 있는 르꼬르동 블루와의 협력을 통한 해외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문화사업단은 주영국 한국문화원와 르 코르동 블루 런던 캠퍼스에서 지난 23일과 24일에는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르 코르동 블루 파리에서 학생 및 일반인 대상 사찰음식 강의를 진행했다.
일반인 대상 특강은 당초 정원이었던 60명이 넘는 100여명이 신청해 강의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문화사업단은 한국 사찰음식에 대한 열띤 런던 현지인들의 호응과 관심도를 확인했다.
“한국 사찰음식에는 요리하는 스님들의 정성과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문화사업국장 밀엄스님은 “한식보다 한국 전통 사찰음식이 세계인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리사의 정성스러운 마음, 사찰음식에는 이런 마음이 담겨 있어요. 추억의 음식이자 수행자의 음식 이것이 일반 한식과의 차이점이죠, 우리가 요리할 때 이 마음으로 하므로 그 음식이 값어치가 있고 서양인들이 사찰 음식에 감동하는 이유라 생각해요.”
밀엄스님은 조리사가 가져야 하는 3가지 덕목으로 희심, 노심, 대심을 강조했다. “희심은 대중, 여러 사람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거니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이에요.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지 않으면 음식에 그 에너지가 전달되지 않죠.”
두 번째 노심은 어버이의 마음으로 어버이가 자식한테 음식을 만드는 데 정성을 다하듯 음식을 만드는 마음이다. 세 번째 대심은 즉, 큰마음이다. 조리사가 기쁠 때 음식이 좋은 맛을 내고 기분 나쁠 때 음식에서 이상한 맛이 나면 안 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은 마음으로 요리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밀엄스님은 세계인들이 한국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이유로 사찰 음식이 건강식이라는 점을 꼽았다.
밀엄스님은 정부 관계자들이 외국 귀빈들에게 사찰음식을 대접하는 일화를 소개하며 “해외에 한식집이 있어 한식을 접한 외국인은 많지만 사찰음식점은 없어 귀빈들을 사찰로 모시고 온다”며 “사찰음식은 수행하는 스님들이 먹는 음식이고 요리하는 스님들의 정신과 마음, 좋은 예너지가 담긴 건강식이라고 셜명해준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한국사찰음식체험관에 연간 참가자 5000여명이 다양한 강좌에 신청하고 있다. 모든 강좌의 정원이 마감되고 있다.
그래도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다소 주춤한 이유로 밀엄스님은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코로나 감염 때문에 사람들이 건강을 더 신경 쓰게 되고 패스트푸드보다는 슬로우푸드나 채식을 하려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코로나 시기가 끝나면서 아무래도 건강에 대한 긴장이 좀 낮아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밀엄 스님은 월정사 호법국장, 봉은사 교육국장을 거쳐 지난해 8월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문화사업국장을 맡으면서 사찰음식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국내에서의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조리사를 위한 명상 보급, ‘3소식 캠페인’ 확대 등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3소식 캠페인’은 지난 2012년부터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사찰음식이 담은 생명존중에 대한 정신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알려야 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캠페인이다. 음식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소식(笑食), 과식을 삼가고 건강을 유지할 최소 양만 먹는 소식(小食), 가능하면 육식을 삼가고 채식을 하는 소식(蔬食)을 하는 운동이다.
“군대에도 비만이 문제가 되고 있대요. PX에서 패스트푸드가 잘 팔린다고 하네요. 군인들이 훈련을하지만 섭취한 영양보다 활동이 적어 국방부가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어요. 올해는 3소식 캠페인을 군대에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밀엄스님은 우선 군종교구와 연계해 한 사단을 정해 이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건강한 군대가 되고 거기서 건강한 청년들이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 원형 보전에도 나선다. 문화재청이 지난달 29일 공지한 2024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 지정을 위한 조사 목록에 선화(불교회화), 매 사냥, 울산 쇠부리소리, 한글서예, 가야진용신제, 소싸움, 태권도와 함께 사찰음식이 포함됐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 중장기 연구조사, 국가무형문화유산 등록,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타당성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사찰음식이 국가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되고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되면 밀엄스님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연등회와 함께 즐기는 대규모 축제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연등회를 한국 놀이문화로서, 사찰음식을 한국 음식문화로 외국인들이 4월이나 4월에 한국을 방문할 때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 중”이라며 “사찰음식의 우수성을 국내에 더 알려서 국가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되고 유네스코에도 등재되면 보고 먹고 즐기는 큰 페스티벌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사찰음식이 국가무형문화유산이 꼭 돼서 유네스코 등재까지 갈 수 있는 첫 단추를 잘 끼워서 한국 문화가 우수한 문화이고 현대에도 손색이 없는 문화임을 전 세계에 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