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약 50년 전 시상식에서 원주민 배우가 받은 차별에 공식 사과했다.
15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AMPAS는 197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원주민 인권 운동가이자 배우인 사친 리틀페더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리틀페더는 1972년작 ‘대부(The Godfather)’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된 말런 브랜도를 대신해 원주민 복장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그의 항의 성명을 대독했다.
당시 브랜도는 원주민에 대한 할리우드의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시상식을 보이콧했는데 리틀페더는 그의 입장을 전하며 수상을 대신 거부했다.
또한 그는 1890년 미 기병대에 의해 원주민 350명이 대량 학살당한 ‘운디드 니 사태’를 언급했다.
이 연설로 리틀페더는 관객에게 박수와 동시에 야유를 받았고 무대 밖에서는 차별과 폭행 위협에 시달렸다.
데이비드 루빈 전 AMPAS 회장은 리틀페더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발언 때문에 당신이 겪은 학대는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다. 당신이 우리 업계에서 겪었던 감정적 부담은 돌이킬 수 없다”며 “너무 오랫동안 당신이 보여준 용기는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깊은 사과와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한다”고 적었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은 다음 달 17일 리틀페더와 함께 영화에서 원주민 표현 방식 등을 논하는 자리를 마련할 방침이다.
리틀페더는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사과와 관련해 우리 원주민은 매우 참을성 있는 사람들이다. 이제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항상 유머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생존 방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