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학생들에게도 출산보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제안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인 중국인구개발연구센터 허단 소장은 젊은이들이 대학시절에 아이를 낳고도 학업을 잘할 수 있도록 대학생을 출산보험에 포함시키고, 교육제도와 결혼·육아 정책의 연계를 촉진해야 한다는 제안을 발의했다.
허 소장은 “젊은이들이 적절한 나이에 결혼하고 출산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교육 시스템의 개혁과 조정을 통해 학업, 출산, 취업을 보다 손쉽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석사와 박사 과정 학생들이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재정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인구 위기 심화에 대한 우려가 새로운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지난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 감소를 기록한 이후, 인구 정책은 올해 양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가 됐다.
중국에서 출산보험은 ‘출산수당’을 말한다. 출산수당은 여성근로자가 출산휴가 중 대체급여소득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준다. 하지만 현재 대학생은 출산보험 혜택을 받는 대상이 아니다.
이런 제안이 실제 제도 마련으로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아울러 대학생 출산 지원 제도가 마련되더라도 출산율 상승 효과를 볼 지도 미지수다.
지난 1월 발표된 조사에서 중국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결혼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들이 그들의 가정을 꾸리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국 가족계획협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대학생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결혼을 정신적 삶과 물질적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대학생들에게 공부하지 말고 출산부터 하라는 것이냐”는 반대 의견도 들끓고 있다.
올해 양회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구상들이 나왔다.
전인대 대표인 쉬충젠 푸단대 산부인과병원 원장은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혼 여성에게 난자 동결과 같은 보조생식술의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인대 대표인 자오위룽은 18세 미만 아동에게 국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