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영화의 대가로 불렸던 변장호 영화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
25일 영화계에 따르면, 변 감독은 지난 1년 간 폐암으로 투병하다가 이날 오후 별세했다.
1939년생인 변 감독은 한국영화 암흑기로 여겨지는 1970~80년대 상업영화는 물론 예술영화를 제작·연출해 성과를 낸 영화인이다. 변 감독은 1960년대 신상옥 감독의 영화사 신필름에서 일하며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한양대 공대생이었던 변 감독은 영화공부를 하기 위해 연극영화과로 과를 옮기기도 했다.
수차례 제작이 무산되는 등 감독 데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자가 화장을 지울 때’로 1971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내놓은 ‘홍살문’은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1975년과 1984년, 1987년엔 각각 ‘망나니’ ‘사랑 그리고 이별’ ‘이브의 건너방’으로 감독상을 세 차례 받기도 했다.
변 감독은 이 시기 한국영화감독협회장과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지냈다. 대종필름을 설립해 영화 수입과 제작을 겸하면서, 중국과 수교 이후 장이머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과 같은 작품을 들여오기도 했다. 변 감독이 제작하고 엄종선 감독이 연출한 ‘만무방’은 그 완성도를 인정받아 마이애미 폴라델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2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