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미국을 떠난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 중 12명을 인사이더가 인터뷰했다. 먼저 이들의 나이대는 21세부터 61세까지 다양했다. 이민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들로는 정치적 성향 문제도 있지만 실생활에서의 이유도 크다. LGBTQ 인들의 헬스케어에 관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해서, 트럼프 서포터들로부터 인종적 차별 대우를 느껴서 등이었다.
실제로 인터뷰 대상자 중 유색인종 여성 2명은 인종 때문에 운전 중 ‘로드 레이지’ 사건을 겪은 바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주 비용을 비롯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완전히 낯선 나라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에서는 추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에 큰 기쁨과 안도를 표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빠른 시일 내에 미국으로 돌아올 생각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먼저 라스 베가스 거주 미셸 달로치오 (39)는 이라크 전쟁 참전용사이자 퍼시픽 아일랜더계이다.
길 한가운데서 한 SUV가 그녀 앞에 선 후 창문을 내리고 너의 나라로 돌아가라며 욕을 해댔다.
이후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직업상의 이유로 LA로 이주해 1년여를 보낸 후 2020년 3월 런던으로 떠났다. 떠난 이유는 트럼프였다.
2016년 대선 이후 미국을 떠난 인구 숫자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 이후 외국에서 조사한 미국인들의 이주 건수는 분명 크게 늘어났다.
캐나다는 2017년 9천여명의 미국인이 영주권을 신청해 2016년의 7,700명, 2015년 6,800명보다 늘었다.
아일랜드에서는 2016년 대선 이후 미국인의 이민이 30% 증가했다.
뉴질랜드 역시 2018년 2월 6,204명의 미국인이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해 2015년의 4,402명보다 크게 늘었다.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던 흑인 여성 데본 키조-크리드(29)는 2019년 여름 운전 중 아무런 이유 없이 트럼프 깃발을 단 차의 운전자로부터 가운데 손가락 욕을 받았다. 올해 그녀와 남편은 에콰도르로 이주했다.
플로리다의 패트리샤 베이커(61) 역시 트럼프 지지 이웃들의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행동 때문에 2018년 5월 오스트리아로 이주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던 릭(가명)은 십대 시절부터 지병이 있어 병원비가 항상 짐이 되어왔는데 오바마 행정부의 어포더블 케어 액트로 삶이 달라졌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헬스케어 관련 법이 완전히 달라졌고 릭은 독일로 이주했다.
건강상 문제를 지니고 있던 클라우디아 클락(47)역시 트럼프 당선 이후 헬스케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자 독일로 이주했다.
뉴욕에 거주하던 아일라 아도맷(32)도 병원비나 출산 휴가 등의 복지가 너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독일로 이주했다. 미국에서 5,000달러 이상이 나왔을 제왕절개 수술을 독일에서 300유로(324달러)에 해결했다.
동성연애자인 크리스 굿은 트럼프 행정부가 LGBTQ 커뮤니티를 위한 정부 웹사이트 페이지를 폐쇄하는 등 적대적인 태도를 뚜렷이 하면서 2017년 유럽으로 이주했다.
이들 중 일부는 조 바이든의 당선이 너무 다행이고 기쁜 일이라고 소감을 전하면서도 7천 3백만여명의 미국인들이 트럼프에게 여전히 표를 던진 것을 봤을 때 미국의 미래는 여전히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강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