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민들이 최근 개봉한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을 비판하며 보이콧(관람 거부)에 나섰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원주민 비평가들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작품 아바타2가 식민주의를 미화하고 인종차별적 묘사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특히 이런 문제들이 영화가 외계인 ‘나비족’을 묘사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아바타2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바다 나비족은 제작 당시 뉴질랜드 폴리네시아 지역 원주민인 마오리족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온 체니 풀(27)은 “(아바타2가) 식민주의의 낭만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시일 뿐”이라며 “마오리족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원주민 문화를 매우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그들의) 고통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 중에 모국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구타를 당한 상처를 안고 사는 어르신들이 아직도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퀸즐랜드 출신이자 마오리족인 마타 타인(19)은 “아바타2가 특히 좋지 않았다”며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의 지도자가 됐고, 마오리족에게 문화적으로 중요한 문신인 ‘타모코’가 영화 속 등장인물의 얼굴과 몸에 ‘미적인 역할을 더하고’, ‘추상적이며 의미 없는 모양’으로 비치는 것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블랙 디어 덴버 대학 조교수는 “아바타1,2는 미디어에서 흔히 사용되는 원주민에 대한 획일적인 묘사를 보여준다”며 “전형적으로 각진 광대뼈와 길게 땋은 머리는 나비족이 신비롭지만 근엄하며 동시에 고귀한 미개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주민처럼 보이기 위해 원주민들의 옷과 장신구를 사용하는 (극 중) 비원주민 아바타에 의해 강화된 해로운 고정관념이다”라고 했다. 또 “백인의 관점에서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너무 지쳤다”고 이같이 전했다.
한편 2009년에 개봉했던 아바타1에서 백인의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판도라 행성의 자원을 착취하려는 인류에 맞서 나비족을 구원하고자 원주민에 잠입하는 줄거리도 당시 원주민들의 우려를 샀다.
탈식민성을 연구하는 라일라 핏리야 클레어몬트 신학교 조교수는 “제이크 설리가 (아바타1에서) 나비족이 된 것에 소름이 끼쳤다”며 “극 중 외지인(인류)들이 원시 문화를 배우면서 ‘쉽게 토착화되는’ 식민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캐머런 감독은 최근 온라인 매체 유니래드에서 아바타2가 전편에서 비판받았던 ‘백인 구원자 모티브’를 피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