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로 유죄판결을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교도소에서 고등어를 화폐로 쓰는 법을 배우고 ‘범털(유명인 출신 죄수)’들과 방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된 뱅크먼-프리드가 온두라스 전 대통령과 멕시코 전 경찰책임자등과 함께 방을 쓰고 있다. 또 흡연이 금지된 구치소에서 동료 죄수들로부터 이발 등 서비스를 받으면 담배 대신 구치소 매점에서 산 고등어로 값을 치른다.
그는 지난 8월 보석이 취소되면서 구치소에 수감됐다. 내년 3월28일로 예정된 1심 판결이 내려지면 연방 교도소로 이감돼 형기를 채우게 된다.
매주 한 차례 변호사 아닌 사람과 면회가 허용되고 법률 자료들을 살펴보도록 특별히 허가된 노트북 컴퓨터도 쓰고 있다. 다른 죄수들과 같은 방에서 칸막이가 쳐져 있는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를 사용한다. 간수들에게 암호화폐 투자 기법 등을 알려주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뱅크먼-프리드의 대변인 마크 보트닉은 “샘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판에서 위기관리를 더 잘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만 사기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들은 유죄 평결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연방교도소로 이감되면 교육 및 오락 시간이 더 늘어나는 등 보다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된다. 폭력범들과는 분리돼 수감된다.
화이트 칼러 범죄자들은 대부분 가족 근처의 교도소에 수감된다. 대규모 투자사기를 벌인 테라노스 설립자 엘리자베스 홀름스는 현재 텍사스주 브라이언의 감시가 약한 여성 전용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게나로 가르시아 루나 전 멕시코 보안청장과 같은 방을 사용한다. 그는 막강한 멕시코 마피아 시날로아 카르텔이 50t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반입하는 것을 도운 혐의로 기소돼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유명 피고인으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함께 수감돼 있다. 2022년 미국으로 추방된 뒤 마약과 무기 거래 혐의로 기소돼 있다.
에르난데스의 변호사에 따르면 그와 뱅크먼-프리드가 우호적 관계라고 한다.
채식주의자인 뱅크먼-프리드는 한동안 땅콩버터와 빵, 물만 먹으며 지내야했다. 구치소측에서 채식 메뉴를 준비하지 못한 때문이다. 또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인 마약성 각성제 애더롤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구치소 수감 미결수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감방 안에서 지내며 구치소 내부에서 이동이 엄격히 제한된다. 구내식당에도 가지 못하고 식사가 감방으로 배달된다.
많은 수감자들이 배식 대신 매점에서 산 음식을 먹고 옷과 휴지 등도 사서 쓴다. 땅콩버터는 1병 가격이 4.15 달러 운동화 1켤레 79.95 달러, MP3 플레이어 88.40 달러, 뼈 바른 고등어 한 봉지 1.30 달러 등이다.
감방 생활 컨설턴트인 빌 바로니는 뱅크먼-프리드가 연방교도소로 이감될 때 고등어 봉지들을 가지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니는 자신이 교도소 생활을 할 당시 이발 비용이 고등어 4봉지였다고 했다. 그는 “고등어가 코인보다는 훨씬 가치가 안정된 화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