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첫 번째 대선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전당대회)를 손쉽게 승리한 배경에는 투표율을 극적으로 끌어내린 북극한파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공화당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7시부터 열린 아이오와주 코커스 결과가 98% 집계된 현재 51%(5만6210표)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21.2%),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19.1%)를 30%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면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이오와주 공화당원들의 민심이 정확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투표율 때문이다.
이날 총 투표자는 11만217명으로 집계됐는데, 아이오와주 전체 공화당원이 대략 75만2000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4%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IOWA IS PUMPED UP AND READY TO GET OUT AND VOTE FOR @realDonaldTrump TODAY!
DONALD TRUMP IS BRINGING THE HEAT TO THE IOWA SNOW BECAUSE @TeamTrump NEVER BACKS DOWN!!!!!
LET’S GO! CAUCUSING BEGINS AT 7 PM CST SHARP! GET THERE EARLY AND LETS DELIVER A HISTORIC MAGA VICTORY! #MAGA pic.twitter.com/XVdBvsCP2k
— Laura Loomer (@LauraLoomer) January 15, 2024
공화당이 야당으로 치른 직전 코커스인 2016년에는 약 18만6000명이 투표에 참석, 29%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투표율이 반토막 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투표율이 2000년 8만7000명이 참석한 이래 24년 만에 가장 낮다고 전했다.
투표율이 급락한 결정적 이유는 지난주말부터 아이오와 전역을 덮친 한파다.
당초 일각에서는 이번 코커스에 20만명 이상이 참여해 역대 최고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혹독한 추위가 찾아오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WATCH: Trump supporters are in line in the freezing snow in Indianola, Iowa to see President Trump at his rally today. It’s currently -17 degrees (negative seventeen, no that’s not a typo) outside, yet people are still willing to wait in line for hours to see Donald Trump! 🥶🥶🥶… pic.twitter.com/itPrAXOpgo
— Laura Loomer (@LauraLoomer) January 14, 2024
당원대회인 코커스는 대회장에 직접 참석한 당원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경선에 표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한파를 뚫고 나가야 했던 것이다.
이날 아이오와주 북서부는 체감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내려갔다. 주도인 디모인 일대도 체감기온이 영하 34도에 달했다.
노약자들은 물론 건장한 성인들도 거동이 힘들 정도의 추위가 맹위를 부리면서 상당수 유권자들을 주저 앉힌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떨어지면 강성 지지율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후보별 영향이 달라진다. 강성 지지층이 많다면 한파를 뚫고가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하고 표를 줄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팬덤이 두터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압도적 승리를 거머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코커스를 앞두고 변수를 줄이기 위해 지지자들을 대회장으로 이끄는 일에 주력했다.
최근 메이슨시티 유세에서 “우리가 35%포인트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들은 잊어라. 1%포인트 뒤진 것처럼 하라”며 지지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 인디애놀라 유세에서는 코커스 당일 “몸이 극도로 아파도 ‘자기야 나 가야돼’라고 하라. 만약 투표하고 죽더라도 그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