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텍사스주가 첨단 반도체 생태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TSMC 공장들이 몰릴 애리조나주와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미국 현지 빅테크 업체들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하기 위해 앞으로 텍사스 대 애리조나가 한판 대결을 벌일 수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획(64억 달러)이 발표된 직후 성명을 통해 “삼성의 추가 투자로 텍사스가 첨단 반도체 생태계가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텍사스주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과 함께 추가로 새 공장을 건설하고, 연구개발(R&D) 센터, 패키징 시설까지 세운다. 테일러의 첫 번째 공장은 내년부터 4나노, 2나노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하며, 두 번째 공장도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투자금을 당초 170억 달러에서 280억 달러를 더한 450억 달러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운영 중인 오스틴 공장을 포함하면 텍사스주에 들어서는 삼성의 반도체 공장만 3곳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위치한 이들 공장에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며 엔비디아와 애플 등 대형 빅테크 고객사들의 반도체 주문을 적극 유치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텍사스주에 반도체 생태계도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텍사스주에 국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팹리스(설계전문) 기업들이 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텍사스주 정부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도 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TSMC도 애리조나주를 거점 삼아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미국에서 ‘텍사스 vs 애리조나’의 첨단 반도체 경쟁 구도가 갖춰질 전망이다. 이들 지역은 모두 미국 남서부에 있으며 거리상으로 비교적 가깝다.
앞서 TSMC는 미국 투자금을 기존 4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 또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 반도체 공장 3곳을 더 지어 총 6곳의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주에 공장 2곳을 건설 중이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서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공정을 운영하며, 1나노 칩까지 생산한다.
인텔도 애리조나주에 30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TSMC와 인텔이 애리조나주에 쏟는 투자금만 95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애리조나주에도 각종 첨단 기업들이 몰려들어 높은 기술력의 자체 생태계도 꾸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를 들여 미국 동부의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2028년 가동)을 짓는다. 인디애나주 정부가 투자를 적극 유치해 지원을 약속했고, 지역 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이곳을 공장 부지로 정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미국 반도체 경쟁은 텍사스와 애리조나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대형 팹리스들도 이들 지역에 거점을 구축할 수 있어 생태계 구축에 서둘러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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