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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쓴 사람 쳐다보기만 했는데 신상털렸다

2024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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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아이즈’로 지나가는 남성의 얼굴을 분석하는 예시 영상 (사진=안푸 응우옌 엑스 계정 캡처)

머리가 희끗한 중년의 한 남성이 지하철역 안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뿔테 안경을 쓴 젊은이가 다가와 물었다.

“혹시 인도의 무슬림과 같은 소수민족과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신가요?”

중년 남성은 깜짝 놀랐다. 카시프 호다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기자 일을 하면서 인도의 소수 민족을 위한 글을 썼기 때문이다.

24일 뉴욕타임스(NYT)는 호다 씨가 보스턴 하버드광장 근처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 겪은 기이한 경험을 전했다.

당시 호다는 뿔테 안경을 쓴 낯선 남성이 “당신의 글을 전에 읽어본 적이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호다는 나중에 그 남성의 정체가 바로 ‘안면인식 안경’을 만든 ‘핌아이즈(PimEyes)’ 하버드생 안푸 응우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두꺼운 ‘뿔테 안경’은 메타(Meta)가 출시한 ‘레이벤 메타2’ 안경이었다.

레이벤 메타는 안경에 소형카메라와 온디바이스AI(단말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눈 앞에 물건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스피커가 이를 인식해 답해주는 기능은 있지만, 사람의 신상을 알려주진 않는다.

응우옌은 같은 학교 학생인 케인 아르데이피오와 함께 레이벤 메타2의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어떤 사람의 얼굴 사진을 입력하면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에서 떠도는 비슷한 사진과 정보를 찾아주는 기능을 추가한 것.

두 사람은 해당 안경을 쓰고 낯선 행인을 식별하는 ‘실험’을 했다. 안경을 쓰고 길가던 사람을 쳐다보기만 해도 그 사람의 신상정보가 나열된다.

그 과정은 1분 30초가 걸렸고, 3명 중 한 명꼴로 신상 정보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학교 과제로 시도해 본 프로젝트로, 이를 상업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이 쉽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서, 사람들이 스스로 보호하는 법을 배우길 바랐다”고 말했다.

메타 측은 곧바로 선을 그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학생들이 한 일은 어떤 카메라 장치에서도 작동한다”면서 “레이벤 메타 안경에서는 녹음 중임을 알려주는 LED 조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드로 하르초그 보스턴 대학교 법학 교수는 “공공장소에서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사람을 식별하는 것은 금지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사람들을 비밀리에 감시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를 이 사건이 보여준다”며 “프라이버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응우옌은 사람들에게 온라인상에서 사진과 이름, 주소, 연락처 정보 등을 삭제하도록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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