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음의 일주일이었다.
미국 전역에서 수백 만 명이 미국인들이 혹한과 폭설로 떨며 지낸지 며칠이 지났다. 제트 기류 덕분에 요즘은 이전 보다 더 자주 이상 한파와 폭설을 겪고 있다.
그러자 캘리포니아의 산불 대란이 뒤따랐다. 허리케인급 강풍의 채찍질로 몇 달째 계속된 가뭄에 바싹 말라 갈라진 로스앤젤레스 일대 삼림과 초지는 마른 풀과 수목으로의 불쏘시개로 변했다. LA 역사상 최악, 최대의 산불이었다.
거기에 더해 미국의 주요 기상예보 기구와 회사들은 2024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폭염의 한 해였다고 말하고 있다.
6개 기상관측기구 가운데 4곳은 지난 해가 1년 내내 그침없이 지구 온난화의 도를 넘었다는 경보가 나왔던 기후변화 피해 최악의 해였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미친 산불이 한 주일 정도가 지났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더 깊게 닥쳐올 것이라고 말한다.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 기상학과이 빅터 젠시니 교수는 “일반인들에게도 이제 극한 기후와 기후변화로 인한 생활비 증가, 식품과 식수 확보의 어려움 같은 상황들이 새로운 경험으로 닥쳐오고 있다. 이젠 거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런 재난이 새로운 일상__ ‘뉴 노멀'(new normal )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넬대학교 지구 대기학과의 나탈리 마호와드 교수도 “지난 1주일 동안이 이상한 기후는 경고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 큰 재난이 닥치지 않기 만을 빈다. 우리가 탄산가스 배출을 급격히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는 이번과 비교할 수도 없고 전에 본 적도 없는 규모의 재앙이 이어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월요일에는 극한 한파가 먼저 닥쳐왔다.
북극은 나머지 세계보다 4배나 더 빨리 온난화를 겪기 때문에 이제는 북극과 더 남쪽 지역의 온도 차가 빠르게 줄어 들고 있다. 북극해빙이 녹고 해수면이 넓어져 수증기 증가로 대륙 곳곳에서 한파와 큰 폭설이 동시 다발로 진행된다.
그 결과 미 중부의 캔사스 주에선 지난 주 폭설로 1년 간 내 릴만한 양의 눈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눈과 얼음이 덮여 언 무게로 전신주들이 무너지면서 켄터키 동부지역엔 정전 사태가 일어났고 워싱턴 시내 복판 내셔널 몰의 도로에서는 미 올림픽 스키 선수가 스키를 타는 진풍경도 전개되었다.
하지만 화요일인 7일 발생한 서부 캘리포니아 일대 산불은 팰리세이즈 소도시를 통째로 삼켰고 허리케인급 산타 아나 강풍이 시속 120km 이상의 위력으로 산불 진화를 방해했다.
불과 이틀 동안에 이 지역의 수많은 명사와 스타 배우들의 호화 저택이 초토화 되었고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폴 게티박물관 부근까지 산불이 근접했다.
골든 글로브상의 시상식도 레드카펫 행사 72시간 전에 갑자기 취소해야 했다.
LA 일대의 사망자는 24명으로 늘어났고 동시다발 산불로 수백 만 명이 피해를 입거나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
가뭄과 물 부족으로 수압이 낮아 LA소방대원들은 소화전의 물을 쓸 수 없어 피해가 커졌다. 최소 1000개가 넘는 빌딩들이 잿더미로 변했고 산악지대인 팰리세이즈 일대에는 소방수 100만 갤런을 채워야 하는 거대한 물탱크에 물이 바닥이 났다.
헐리우드 일대에서 타고 있는 ‘선셋 산불’도 점점 더 기승을 부려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런 판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앙숙인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주 정부가 물 관리와 삼림 보호를 제대로 못한 탓으로 돌리며 연방정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앞으로 험악한 대결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재해와 그런 종류의 발언을 연결 짓는 것은 가짜 뉴스의 연장이며 과장이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9일 오후부터 다소 위력이 약해진 강풍이 희망이다. 말리부의 해안 별장에서 시신이 발견되는 등 구호와 구조도 활발해지고있다.
기후 재난 통계를 제공하는 민간회사인 애큐웨더(AccuWeather)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피해액은 현재까지 집계된 것만 570억 달러 ( 약 84조 636억 원)에 이른다.
불탄 주택과 시설의 잔해에 대한 대부분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 액수는 이보다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