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동물원에 사는 코끼리 무리가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하자 일제히 넓은 공터로 뛰쳐나와 새끼를 포위해 보호하는 진귀한 장면이 포착됐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샌디에고 동물원 사파리파크에 있던 아프리카 코끼리 무리가 지난 14일 지진 발생 직후, 본능적으로 새끼들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외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경계 원형(alert circle)’을 형성했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다섯 마리의 코끼리가 평온하게 서있던 중 땅이 흔들리자 곧바로 어른 코끼리들이 빠르게 반응해 새끼들을 감싸는 모습이 담겼다.
어른 코끼리인 은둘라, 음웅가니, 코시는 일곱 살 새끼 코끼리 줄리와 므카야를 중심에 두고 주변을 둘러쌌고, 귀를 활짝 펴고 바깥을 경계하며 수 분간 움직이지 않았다.
코끼리들은 발바닥으로 땅의 진동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어 지진을 일찍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맘모류 큐레이터 민디 올브라이트는 “이런 행동은 코끼리들이 무리 내에서 위협이 발생했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지진은 샌디에이고에서 시작돼 193㎞ 떨어진 로스앤젤레스까지 진동이 느껴질 만큼 강했다. 1시간 후 발생한 여진에도 코끼리들은 다시 한 번 뭉쳐서 안전을 확인했다.
올브라이트는 “새끼를 지키는 부모의 본능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같다”라며 “이 장면은 보호와 연대가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