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C가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 이후 발언 논란에 휩싸인 지미 키멜을 이유로 심야 프로그램 ‘지미 키멜 라이브!’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역에서 이에 대한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ABC는 지난 17일(수) 방송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브렌던 카가 키멜의 발언을 “정말로 병적”이라고 비판하고, 규제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프로그램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프로그램 중단 결정은 유명 인사, 정치인, 언론계 인사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배우 애덤 스콧(‘세버런스’ 출연)은 다음과 같이 글을 남겼다. “지미와 몰리, 그리고 ‘지미 키멜 라이브!’ 팀 모두를 사랑합니다. 이건 말도 안 되고 무섭습니다.”
에미상을 수상한 ‘핵스’의 배우 진 스마트는 인스타그램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지미 키멜 라이브!’의 중단 소식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미가 한 말은 증오 발언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벤 스틸러는 X에 간단히 남겼다. “이건 옳지 않다.”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는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나는 ‘지미 키멜 라이브!’와 함께합니다. 나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합니다. 나는 민주주의를 지지합니다. ABC, 수치스러워해야 합니다.”
완다 사이크스는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려 말했다.
“오늘 지미 키멜과 이야기 나누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프로그램이 무기한 중단됐네요. 트럼프 행정부의 항의로 인해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낸 것도, 가자지구 문제를 해결한 것도 아니었지만, 1년 만에 표현의 자유는 끝장냈네요.”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의 반응도 나왔다. 개빈 뉴섬 주지사도 X에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미디어 플랫폼을 인수하고, 해설자를 해고하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있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조직적인 검열이며, 매우 위험하다. 공화당은 표현의 자유를 믿지 않는다. 지금 실시간으로 당신의 목소리를 검열 중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수년간 ‘캔슬 컬처’를 비난하던 현 행정부가 이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인과 해설자를 침묵시키거나 해고시키기 위해 규제 위협을 일삼는 위험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것이 바로 헌법 수정 제1조가 막고자 한 정부의 강압 행위이며, 언론사들은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언론인 돈 레몬은 Threads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지미 키멜 라이브!’가 단순한 농담 하나로 무기한 중단됐다. 미국인 모두가 이 일에 소름을 느껴야 한다.”
헨리 윙클러는 X에 남겼다. “지미 키멜은 그의 유머와 통찰로 우리가 누구인지 계속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한편, 보수 성향의 배우 제임스 우즈는 X에 “그는 이제 요양원에서 침대용 요강이나 비울 일이 생겼겠군,” 이라고 비꼬았으며, 로잔 바는 “ABC, 나 대타로 준비돼 있어요,” 라고 농담을 던졌다.
작가조합(WGA)은 강경한 성명을 내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말하고, 때로는 충격을 줄 자유가 있다. 이것이 자유로운 국민의 본질이다. 이 기본적 진실을 잊은 정부 인사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 고용주들이여, 우리의 말은 당신을 부유하게 만들었다. 우리를 침묵시키는 건 세계 전체를 가난하게 만드는 일이다.”
미국 프로듀서조합(PGA)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밝히며 말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이는 업계의 생명선이다. 예술적 표현은 필수이며, 비판적 목소리는 결코 침묵당해서는 안 된다.”
지미 키멜의 논란이 된 발언은 월요일 방송 모놀로그 도중 나왔다. 그는 보수 언론 인사들이 찰리 커크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키멜은 당시 “MAGA 집단은 찰리 커크를 살해한 범인을 자신들과 무관한 존재로 보이게 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 서로 손가락질하는 와중에, 잠시 애도도 있었다.”
당국은 현재 22세 타일러 로빈슨을 커크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초반 보도에서는 로빈슨이 보수 성향 배경을 가졌다고 전했으나, 검찰은 그가 최근 몇 년 사이 좌파적 성향으로 전향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지미 키멜은 이번 중단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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