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활동가 고(故) 찰리 커크 관련 발언으로 방송이 중단됐던 미국 ABC 방송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Jimmy Kimmel Live)가 일주일 만에 복귀했다.
24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키멀쇼는 지난주 모기업 디즈니가 프로그램을 중단한 뒤 전날 처음으로 방송을 재개했다.
닐슨 예비 수치에 따르면 평균 시청자 수는 626만 명에 달했다. 평소 4배 수준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평균 시청자 수는 142만 명이었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협회(NFL) 플레이오프 경기를 제외하고 심야 시간대 이 정도 시청자 수를 기록하는 건 이례적이다.
디즈니에 따르면 18~49세 성인 시청자층에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시청률도 기록했다. 온라인에서도 키멀의 독백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260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특히 ABC 계열 지역 방송국 약 70개를 소유하는 두 미디어 그룹이 키멀쇼를 방송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기록적이다. 디즈니와 닐슨에 따르면 미국 전역 약 25%에서 키멀쇼가 방송되지 않았다.
키멀은 “이 쇼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런 방송을 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언론 자유를 강하게 옹호했다.
또 “대통령이 싫어하는 코미디언을 침묵시키려는 정부의 위협은 반미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도 강력 비판했다. 커크 발언 관련 “한 젊은이를 살인한 걸 가볍게 여길 의도는 전혀 없었다. 웃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해명했다.
키멀은 지난 15일 커크 암살 사건 관련 “마가(MAGA) 세력이 살해범을 자신들과 무관한 존재로 규정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그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브렌더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문제를 제기하며 지역 방송사들에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ABC와 모기업 디즈니 경영진도 17일 키멀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기로 하면서 ‘표현의 자유’ 논쟁으로 확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방송 한 시간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ABC 가짜 뉴스가 지미 키멀을 복귀시켰다는 걸 믿을 수 없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A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뜻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