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시에서는 파란색 택시들이 지붕에 에어컨 장치를 묶어 올려놓고, 배기 호스를 통해 차가운 공기를 조수석 창문으로 들여보내는 모습이 목격된다.
택시기사 굴 모하마드(32)는 “3~4년 전부터 날씨가 매우 더워지기 시작했다. 이 차량들의 에어컨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고, 수리비는 너무 비쌌다”면서 “그래서 저는 기술자를 찾아가 맞춤형 냉각기를 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장치에 3000아프가니(약 6만원)을 썼다. 모하마드는 이 장치를 자신의 택시 배터리에 연결하고 정기적으로 물을 보충하고 있다.
이곳의 기온은 섭씨 40도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이자, 기후 변화 영향에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다. 특히 폭염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며, 가뭄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택시 기사 압둘 바리는 “이건 (내장형) 에어컨보다 더 잘 작동한다”면서 “에어컨은 앞쪽만 시원하게 하지만, 이 냉각기는 공기를 전체에 퍼뜨린다”고 말했다.
노룰라라는 이름의 한 택시 승객은 얼굴을 차가운 바람에 가까이 대며 “에어컨이 없으면 매우 힘들어진다”면서 “이 기사들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고, 그건 훌륭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도시들은 대부분 노후 차량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 차량들은 인근 국가에서 쓰인 뒤 옮겨져 와 마지막으로 쓰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지역 기술자 무르타자는 택시 기사들의 자체 제작 에어컨 수요가 지난 2~3년 사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