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 일부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는 금융제재를 발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알렉산첸코 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가 러시아 외환시장에 대해 “(스위프트에서 퇴출되면) 대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되면 교역이 중단되고 환율은 소련 시절처럼 인위적으로 고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의 스위프트 퇴출은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으로 가장 강력한 금융제재로 꼽힌다. 국제 사회가 북한과 이란에만 적용한 매우 강력한 제재 수단이기 때문에 러시아 내부에서도 상당한 동요를 보이는 분위기다.
스위프트는 달러화로 국제 금융 거래를 할 때 필요한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영리조직이다. 벨기에에 본부가 있고 200여 개국 1만1500여개 금융기관이 가입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4200만 건의 거래가 스위프트를 통해 이뤄졌다. 개인이 해외로 돈을 보낼 때도 스위프트 코드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 결제망에서 퇴출당하면 사실상 금융 거래가 전면 불가해진다.
러시아처럼 경제 규모의 큰 국가에 대한 스위프트망 배제나 중앙은행 제재는 이번이 최초다. ‘금융의 핵무기’라고 불릴만큼 주변 국가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 유럽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망 배제를 꾸준히 논의했으나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 이유다. 에너지 사업 등으로 러시아와 금융 거래 비중이 높은 독일, 이탈리아 등 주변 국가에서 반대를 해왔다.
엘리나 리바코바 국제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러시아 중앙은행 제재가 러시아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규모 인출이나 달러 환전사태를 일으키면서 러시아 금융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