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절정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다시 물가가 상승할 요인이 여전히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11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간으로 0.3% 상승에 그치면서 12개월 누적치가 전월의 기록적인 8.5%에서 0.2%p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도 6.2%로 3월 6.5%보다 감소했다.
CNN에 따르면 웰스파고의 경제분석가 사라 하우스와 마이클 퍼글리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감축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월 핵심 CPI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의 3배 이상이다”라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상과 대규모 대차대조표 축소 등 긴축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제프리스의 수석 경제분석가 아네타 마르코우스카는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공급망으로 억제되지 않는다”며 “기업들이 재고를 늘려왔는데 이는 상품 측면의 인플레이션에 도움이 되는 반면, 미국인들이 여행과 다른 여가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서비스 부문의 가격은 치솟고 있다. 서비스 부문은 다시 내려오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인플레이션을 만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부 발표 자료는 경제학자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백악관, 그리고 미국인들이 희망했던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것을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름 동안 높은 물가를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은 여전히 많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에너지와 식량 가격에 압력을 가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봉쇄책으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급망 문제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
이런 것들이 해결될 때까지 물가 상승 속도가 얼마나 둔화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CNN은 전했다.
하우스와 퍼글리는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이달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됐다”면서도 “이달 휘발유 가격이 다시 상승했기 때문에 다음달 다시 더 나빠질 수 있다. 4월의 휴식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4월 물가 상승은 주택, 음식, 비행기표, 신차 가격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항공 여행 비용은 지난해에 비해 33.3% 상승했는데, 이는 1980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식품 가격은 지난달보다 0.9%, 전년 동기 대비 9.4% 상승해 1981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