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인사로 알려진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올해 금리 인하는 없으며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반등할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주 초 연준 관계자들이 연이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데 이어 재차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다만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금리인하를 놓고 연준 내 이견이 드러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보먼 이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공개행사 연설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물가 상승 위험도 상당히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먼 이사는 물가 상승률 둔화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로 ▲공급망 정상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 회복세 ▲이민자 급증으로 인한 주택 초과 수요 및 주택 비용 증가를 꼽았다.
그는 미국의 이민 정책과 공격적인 재정 부양책으로 미국 물가가 다른 선진국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짚었다. 이런 상황들이 “수요에 탄력을 더해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추가로 지연시키거나 심지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먼 이사는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정체·반등할 경우 기준금리를 더 높일 용의가 있다고도 암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기준금리를 너무 이르게 혹은 너무 빠르게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려면 향후 정책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먼 이사는 연준에서 정책금리 등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진 상임 투표 위원이다.
CNN비즈니스는 “보먼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가 동일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내비친 연준 관계자들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평했다.
앞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4일 샌프란시스코 코먼웰스 클럽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같은 날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하려면 더 많은 달 동안 강력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보먼 이사와 같은 연준 이사인 리사 쿡은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 모임 연설에서 언젠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그 시기는 불분명하다고도 덧붙였다.
쿡 이사는 “내년 인플레이션이 ‘더 급격하게’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건전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쿡 이사는 주택 관련 인플레이션이 2025년에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자들이 상품 가격 상승에 덜 관대해짐에 따라 3개월 및 6개월 금리는 올해에도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