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 리스크’에 테슬라 주가가 출렁거렸다.
25일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기차 제조 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8% 이상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나스닥 주가는 1.5% 하락한 반면 테슬라의 주가는 연초 대비 25%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35% 이상 떨어진 상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 기간 10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잃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가 급락은 테슬라의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대한 소비자의 실망감과 유럽 판매 급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다수는 중국에서의 테슬라 ‘도심 내비게이션’ 기능이 머스크 CEO가 약속했던 자율주행 기술에 못 미친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BYD를 비롯한 중국의 다른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을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으며, 샤오미의 SU7 모델 역시 동등한 기술을 기본 옵션에 포함한다.
중국에서 나온 이런 보고서는 테슬라 주주들의 불안감을 가중했다. 주주들은 기업 실적과 함께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머스크 CEO가 워싱턴DC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가 발표한 1월 유럽 내 등록 테슬라 전기차 대수는 9945대로 지난해 1월의 1만8161대 대비 45% 급감했다.
머스크의 극단적인 정치 발언과 행보에 반발해 테슬라 매장과 서비스센터 등에서 테슬라 반대 시위가 진행됐고,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당시에도 테슬라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편향성과 유럽 정치 개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에서 손에 가슴을 얹은 뒤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한 채 머리 위로 팔을 뻗는 등 ‘파시스트 경례’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하고 공동대표인 알리스 바이델과 온라인 중계 대담을 하는 등 노골적으로 우익 성향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왕립검찰청장이었을 당시 아동 성 착취 사건을 은폐했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을 공개 지지하는 등 영국 정치에도 개입했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재압박에 비트코인 가격도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간 유예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오는 4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며 압박을 가하면서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비트가 해킹을 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26일 10% 가까이 하락해 9만달러 선이 붕괴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5일 오후 9시30분(미 동부 시간·한국 시간 26일 오전 11시30분) 기준 비트코인 한 개 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62% 내린 8만8728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아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3개월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