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산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인도 제품에 의존하는 미국의 소규모 사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NBC뉴스에 따르면 식당부터 의류 매장까지 다양한 업종의 사업주들은 “미국의 무역 정책이 통제 불가능한 방식으로 손익 구조를 흔들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기존보다 두 배 올렸다. 그러나 이 부담은 고스란히 미국 내 소상공인에게 전가됐다.
캘리포니아에서 인도 음식점 체인을 운영하는 파완딥 카우르 킨다는 “인도산 향신료와 술 가격이 거의 두 배로 뛰었다”며 메뉴 가격 인상과 직원 근무시간 축소, 심지어 매장 폐쇄까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곳은 나의 생계 수단”이라며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아르테시아의 ‘리틀 인디아’ 상권도 흔들리고 있다. 전통 의류 부티크를 운영하는 히럴 메타는 “관세 부담이 너무 커 올해 들어 아직 한 번도 급여를 가져가지 못했다”며 최근 혼례용 의상 200벌에만 6만2000달러의 관세를 냈다고 푸념했다.
미국 내 스킨·헤어케어 브랜드 라나밧의 창립자 미셸 라나밧도 “카슈미르산 사프란 등 인도산 원재료를 대체할 수 없다”며 “비용 부담이 커지면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국 내 팀의 일자리를 먼저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도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자, 인도의 최대 수출 푸목인 섬유·의류 산업 수요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인도의 ‘섬유 수도’ 수라트의 방직공장들은 가동률이 절반으로 줄었다. 의류 브랜드 라쉬카라를 운영하는 수미어 카우르는 “어떤 면에서는 코로나 때보다 더 죽은 분위기”라고 표현했다.
NBC 뉴스는 “이번 사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단순한 외교 압박을 넘어, 미국 내 지역사회와 소규모 사업을 직접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긴장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서로를 “특별한 친구”로 칭하며 무역 협상 타결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