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직장인 평생 벌어도 120만 달러 부족…맞벌이마저 버거운 현실미국에서 집을 마련하고 자녀 둘을 키우며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까지 누리는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려면 평생 53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택 구입과 자녀 양육, 대학 교육비 등이 급등하면서 미국 중산층이 꿈꾸던 평범한 삶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융정보 매체 인베스토피디아(Investopedia)가 지난 7일 발표한 ‘2026 아메리칸 드림 비용 분석’에 따르면 미국 가정이 전통적인 중산층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평생 비용은 532만133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511만1,632달러보다 20만8,501달러, 4.1% 증가한 규모다. 2023년 약 340만 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약 190만 달러나 늘어난 셈이다.
폭스비즈니스는 12일 이 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데 필요한 비용 증가 속도가 미국인들의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민간 부문 임금은 지난 1년 동안 3.1% 상승하는 데 그쳐 생활비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가장 큰 부담은 주택 소유 비용이다.
조사에서는 미국의 일반적인 단독주택을 구입해 30년 동안 유지하는 데 약 128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뿐 아니라 재산세, 주택보험, 유지보수비와 공공요금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자동차 두 대를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평생 비용도 약 121만 달러에 달했다. 은퇴 후 생활비 역시 약 121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계산됐다.
자녀 두 명을 키우고 대학까지 보내는 데는 약 95만4,000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9% 증가한 것으로, 보육비와 대학 등록금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평생 벌어들이는 소득으로도 이러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베스토피디아가 연방 센서스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사 학위를 가진 정규직 근로자가 25세부터 64세까지 벌어들이는 소득은 약 360만 달러로 추산됐다.
여기에 은퇴 후 20년 동안 받는 소셜시큐리티 연금까지 합쳐도 평생 소득은 약 410만 달러에 그친다.
전통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비용보다 약 120만 달러가 부족한 것이다. 이 소득 추산은 세금을 공제하기 전 금액이어서 실제 가처분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인베스토피디아가 13일 추가로 공개한 분석에서는 이 같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대체로 부부 모두 일해야 하며, 적어도 한 명은 대학 학위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맞벌이를 하더라도 두 사람 모두 고졸 학력인 가구는 추산 소득이 필요한 비용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인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갤럽의 2026년 조사에서는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미국인이 69%로 나타났다. 2024년 73%보다 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다만 이번 조사는 주택 소유, 자동차, 자녀 교육, 결혼식, 반려동물, 매년 휴가 등 8가지 전통적인 생활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모든 미국 가정이 반드시 530만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에서 안정적인 직장과 주택, 자녀 교육, 은퇴 생활을 누리는 전통적인 중산층의 삶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