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최대 고객’으로서 공급망 경쟁에서 밀려나며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고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에만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 최대 구매처로 손꼽혔으나, 최근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공급망 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AI 연산을 처리하는 대형 컴퓨터는 스마트폰과 형태는 다르지만, 부품 공급망은 다수 겹친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엔비디아가 대만 TSMC의 최대 고객이 됐다고 밝혔다. AI 서버와 스마트폰용 고급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그동안 애플이 최대 고객이었다. 애플은 일부 중저가 프로세서를 TSMC가 아닌 다른 업체에 맡길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업체들의 협상 태도도 달라졌다. 과거 애플의 요구에 맞춰 움직이던 업체들은 이제 애플에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이미 애플에 공급하는 일부 D램(DRAM)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대형 AI 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선불금을 지급하면서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협상력이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애플 역시 공급업체를 강하게 압박하던 전략을 바꾸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장기 계약을 맺은 뒤에도 매주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구매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업체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재고를 최소화하던 기존 방침과 달리 재고를 늘리면서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가격 인상에 따른 애플의 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D랩 가격은 2023년 대비 4배, 낸드는 3배 이상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테크인사이츠 애널리스트 마이크 하워드는 애플이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폰 18 기본 모델에 들어가는 두 종류의 메모리를 현재 판매 중인 아이폰 17 기본 모델보다 약 57달러 더 비싸게 구매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최근 칩 공급에 제약이 있고 매모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발언 이후 애플 주가는 아이폰 판매 호조와 사상 최대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1%대의 보합권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저장 용량 업그레이드 옵션을 통해 비용 상승을 상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 17 시리즈 가운데 128GB 프로 모델을 단종하고, 256GB부터 판매해 100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다만 TF 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동일 사양의 차기 아이폰 가격을 아이폰 17 대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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