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식사 패턴인 지중해식 식단이 내장 사이사이에 낀 지방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중해식 식단은 붉은 육류나 버터 같은 동물성 지방 대신 곡류, 채소, 과일, 올리브 오일, 레드 와인, 신선한 토마토 등을 주로 섭취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지향한다. 특히 지중해식 식사를 하면서 녹색 식품을 곁들이면 내장지방 감소 효과가 일반적인 건강 식사의 3배에 달했다.
2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스라엘 뱅 구리온 대학 건강·영양 혁신 국제 연구센터 힐라 젤리차(Hila Zelicha)·독일 라이프치히대학 의대 노라 클로팅(Nora Kloting) 공동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 293명(평균 51세)을 건강한 식사 그룹, 지중해식 식단 그룹, 지중해식 식단에 녹색 식품을 추가한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공동 연구팀은 세 그룹 모두에 18개월간 적절한 신체 활동을 주문했고, 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하는 두 그룹엔 매일 28g의 호두를 제공해 하루 440㎎의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을 섭취하도록 했다. 지중해식 식단에 녹색 식품을 추가한 그룹에는 매일 3∼4컵의 녹차,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인 남개구리밥 셰이크 100g, 폴리페놀 800㎎을 제공하고 쇠고기·돼지고기 등 붉은색 고기 섭취를 줄이도록 했다.
연구팀은 연구참여자의 내장지방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 공명 영상 촬영(MRI)을 했다. 18개월 후 지중해식 식단 그룹과 지중해식 식단에 녹색 식품을 추가한 그룹의 평균 체중은 각각 2.7%, 3.9% 빠졌다. 허리둘레는 각각 4.7%, 5.7% 줄었다. 특히 지중해식 식단에 녹색 식품을 추가한 그룹의 내장지방 감소율은 14.1%로, 건강한 식사 그룹(4.2%)과 지중해식 식단 그룹(6%)의 두 배 이상이었다.
내장지방이 많이 쌓이면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식물성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을 많이, 붉은색 육류와 가공육을 적게 먹는 ‘녹색-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하면 내장지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또 “항산화·항염 효과를 나타내는 폴리페놀은 건강에 해로운 대사성 비만, 제2형(성인형)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 예방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지중해식 식단은 해마다 최고의 식단을 발표하는 미국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에 5년 연속 최고의 식단으로 선정됐다.
김형미 연세대 임상영양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은 지중해에서만 나는 특별한 식재료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중해식 식단의 영양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로도 지중해식 건강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