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내시경 검사 중 위 관찰 시간이 ‘3분 이상’ 돼야 정기 위내시경 검사 이후 진단되는 ‘중간 위암’ 발생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준·이준행, 건강의학본부 표정의 교수팀은 최근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음성 결과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내시경 검사 후 6개월에서 3년 이내 진행성 위암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8일 이 같이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5년~2021년 사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음성 결과가 나온 환자에서 6~36개월 이내 위암 판정을 받은 환자 1257명을 대상으로 연령, 성별, 위암 가족력, 위암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 내시경 소견을 관련 변수로 조사하고, 위 관찰 시간과 내시경 검사 주기를 내시경 질 지표로 포함해 진행성 ‘중간 위암’ 예측 인자를 분석했다.
여러 예측 변수 중 ‘짧은 위 관찰 시간’(3분 미만)과 ‘2년을 초과하는 내시경 검사 간격’은 진행성 중간 위암 발생 위험과 의미 있는 연관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위 관찰 시간은 ‘최소 3분 이상’, 전체 내시경 관찰 시간으로 따지면 4~5분 이상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진행성 중간 위암 환자에서 약 4분의1이 ‘보만(Borrmann) 4형’ 위암 환자였고 그 중 3분의2가 여성이였다. 보만 4형 위암은 대개 40대 이하에서 발생한다. 점막하층을 따라 위 전체를 넓게 침범하는 양상을 보이며 복막 전이가 많다. 보만 4형 위암과 연관된 암 사망률은 63%로, 보만 4형이 아닌 다른 위암 사망률(26%)에 비해 훨씬 높았다.
김 교수는 “진행성 중간 위암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위 관찰 시간, 내시경 교육과 학습을 통해 보만 4형 위암의 내시경 소견 특징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특히 위암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위한 ‘질 지표’ 기준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내시경은 위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위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위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에서 위내시경 검사는 위암을 조기 진단해 위암 관련 사망률을 약 50%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됐다. 40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 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는 이유다.
중간 위암 중 진행성 위암은 위암 사망률과 연관이 있다. 새롭게 진단된 위암 환자 중 약 10%는 진단 전 3년 안에 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 중간 암이라는 보고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 국제학술지인 ‘클리니컬 가스트로엔터롤로지 앤 헤파톨로지’(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