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이 코로나19로 유명해진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R&D 예산 삭감에 따라 관련 지원이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mRNA 플랫폼 개발에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이슈 브리핑을 보면, 미국 보건첨단연구계획국(ARPA-H)은 ‘Open BAA’를 통한 첫 번째 지원 과제로 mRNA 플랫폼을 통해 우리 면역체계가 암 및 기타 질병과 더 잘 싸울 수 있도록 면역 체계를 훈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인 ‘CUREIT’에 2400만 달러(한화 약 319억원)를 지원키로 했다.
ARPA-H는 환자 집단, 지역 사회, 질병 및 건강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누구나 획기적인 연구·기술 발전을 위한 과제 제안을 할 수 있는 Open BAA 시스템을 올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에 3조원을 지원한 바 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mRNA 백신을 개발해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1980년대부터 코로나19 사태까지 mRNA 플랫폼에 직·간접적으로 319억 달러(약 41조원)를 투입했다.
일본도 최근 정부의 지원 아래 mRNA 백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 다이이찌 산쿄의 자사 코로나19 mRNA 백신인 ‘다이치로나’(Daichirona)는 지난달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이는 일본 기업이 만든 최초의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이다.
다이이찌 산쿄는 다이치로나와 오미크론 하위변이체인 XBB.1.5에 대응해 개발 중인 백신이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와 일본 후생노동성의 ‘백신제조시스템 긴급 향상 프로젝트’ 지원 하에 개발됐으며, 현재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1년 6월 국가 백신 개발 및 생산 전략을 채택해 5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1700억엔(약 1조536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한국 정부의 신·변종 감염병 대응 mRNA 지원 사업 올해 예산은 157억원이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임상지원 예산으로 418억원이 책정됐으나, 실제 집행된 금액은 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백신 개발 예산은 삭감될 전망이다.
과기부 주영창 혁신본부장은 지난달 22일 진행한 ‘정부 R&D 제도 혁신 방안’ 및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 브리핑에서 “감염병 분야도 코로나19 대응에 국한하기보다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한 기반 확립으로 임무를 재설정했고, 기업 관련 R&D 지원은 수혜 기업의 확대 중심에서 빅테크 등 고위험·구성과 첨단기술의 초기 창업 지원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예산결산심사 자료 ‘2024년 R&D 예산 비효율 조정 예시’에 따르면 복지부의 ‘미래성장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 ‘백신 기반 기술개발’, ‘신속범용백신기술개발’ 예산은 올해 277억1100만원이었으나 내년에는 51억900만원으로 대폭 깎였다.
3개 세부사업이 유사중복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백신기술선도사업’으로 통폐합하고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했던 K바이오 백신펀드 조성은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으며, 2025년까지 9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선 mRNA 백신사업단의 지원금은 계속해서 삭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정부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국가 지원금은 갈수록 삭감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mRNA 국산화 속도는 더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