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8일(현지시간) 12세 이상의 중증 겸상 적혈구병 환자에게 미국의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스위스의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크리스퍼 기반의 ‘카스게비'(미국명 엑사셀)를 승인했다.
미국에서 유전자 교정 치료제가 승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달 영국에서 카스게비가 세계 최초로 승인된 바 있다.
카스게비에 사용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3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로,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기술이다. 특정 DNA에 결합하는 유전물질과 해당 부위를 잘라내는 효소 단백질을 결합한 형태다.
겸상 적혈구 질환은 적혈구의 산소 운반 성분인 헤모글로빈이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결함 있는 유전자로 인해 발생한다. 아프리카 흑인 환자까지 합치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고통 받고 있다. 세포 자체가 기형이 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발병 시 뇌출혈, 신장·심장 등 기능 장애가 생길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주기적 수혈 외의 영구적 치료 방법이 없었다.
카스게비 치료 방식은 환자의 골수에서 혈액 줄기세포(조혈모세포)를 채취해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로 헤모글로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편집한 후, 다시 환자 몸에 이식한다. 한 번의 치료로 영구적인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단,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치료비가 22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 가능 의료기관도 소수에 불과해 대중화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