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폐암 치료 권위자가 자신도 폐암 말기 환자임을 뒤늦게 고백했다.
23일 미국 매체 CBS 콜로라도는 미국 콜로라도대 암센터 폐암 프로그램을 이끄는 로스 카미지(58) 박사가 “3년 전 폐암 진단을 받았다”며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카미지 박사는 지난 20여 년간 표적 치료제 개발과 암 진행 과정을 연구하며 전 세계 수천 명의 환자들을 치료해 왔다. 그는 진단 이후에도 수십 년간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환자들을 배출하며 폐암 치료 연구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2022년 카미지 박사는 쌕쌕거리는 호흡과 어깨 통증으로 검사를 받던 중 4기 진행성 폐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그는 단순한 천식이나 근육 손상 정도로 여겼지만, 불과 나흘 만에 불치 판정을 받게 됐다고 한다.
카미지 박사는 자신의 아이들과 환자들을 위해 투병 사실을 철저히 숨겨왔지만, 최근 연구와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공개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암 진단이 곧 삶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일부 암은 만성 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평생 연구해 온 병에 자신도 걸리게 된 심정을 묻자 그는 “화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수많은 환자들의 입장이 돼 그들의 신발을 신어보는 특권을 얻은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도 카미지 박사는 연구 현장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환자들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