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과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 선수가 나란히 선발로 등판했다. 2007년 4월 15일 당시 콜로라도의 김병현과 탬파베이의 서재응이 같은 날 선발로 나선 이후 13년 만에 한국인 투수가 나란히 선발로 등판한 것이다.
토론토의 류현진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동안 4안타 1실점 3삼진으로 호투하고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4경기에서 볼넷을 9개나 내주었던 류현진 선수는 이날 단 한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제구력의 마술사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4회 연속안타를 맞고 1실점 하기는 했지만 땅볼 유도도 빛났고, 투구수 관리도 6회까지 86개로 훌륭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91마일을 찍으면서 구속 저하 우려도 잠재웠다.(92마일까지는 가야한다)
류현진 선수는 이제 오는 22일(토)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할 예정이다. 확정된다면 지난 개막전에서 4.2이닝 3실점의 굴욕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김광현 인상적인 선발 데뷔
이에 앞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 선수도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스프링캠프때 쓰는 연습용 모자를 쓰고 나오지 않나, 자신의 로진백을 들고 왔다 이닝을 마치고 깜빡해 덕아웃으로 들어오다 다시 로진백을 가지러 가질 않나, 우리가 알던 SK 와이번스의 에이스가 아닌 메이저리그 신참내기 같은 어설픈 모습을 보였지만 모두 귀엽게 봐 줄 수 있었다.
경기 동안 보여준 왼발이 어디로 갈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다이내믹한 투구폼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생소함으로 전해졌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김광현은 그게 트레이드 마크인 선수다.
김광현은 93마일에 달하는 직구와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들어가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3.2이닝동안 3안타 1실점 1삼진으로 나름 좋은 인상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만루 위기 등 실점 위기를 여러차례 극복한 김광현은 4회 이안 햅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이 아쉬웠다. 맘 놓고 뿌린 직구가 타자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딱 그곳, 거의 한가운데 높게 들어가면서 제대로 얻어맞았다.
3.2이닝동안 57개의 공을 던졌지만 4회를 다 채우지 못하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마운드에서 김광현을 불러 들였다. 첫 선발등판이고 투구수 60개 정도를 한정지은 투구 수 관리로 보인다.
김광현은 선발로서 충분히 경쟁력 있음을 보여준 만큼 다음 경기 일정에서는 7~80개의 투구에 5회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세인트루이스의 지옥 일정이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면서 17일을 쉬었고, 15일부터 44일간 53경기를 치르는 지옥일정을 시작했다. 더블헤더만 11번이나 예정돼 있다.
선발투수의 파행적인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 김광현 선수의 선발로테이션도 일정하게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광현 선수의 그동안의 설움(코로나 19 사태로 스스로 격리돼있던 상황) 폭발이 팀 승리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 한번의 코리안 듀오 출격?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지켜 출격하게 된다면, 오는 22일 토요일 또한번 류현진 김광현 선수의 동반 출격이 기대된다.
성사된다면 김광현 선수는 신시내티를 상대하게 된다. 류현진은 탬파베이를 상대한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