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선수가 지난 7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동안 6안타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6안타 가운데 3방은 홈런이었으며 백투백 홈런도 얻어맞았다.
지난 6경기에서 토론토 에이스로서 입지를 굳히던 류현진은 이날 제대로 던진 공이 모두 안타로 연결되면서 “양키스 타자들이 잘쳤다”고 스스로 분석하기도 했다.
아니다. 류현진이 못던졌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90마일 이었지만 경기 내내 평균적으로 88마일의 직구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토론토로 이적한 이후 개막전 등판과 그 다음 등판에서 모두 5이닝들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역시 문제는 직구 최고 구속이었으며 당시 직구 평균구속이 88,89마일이었다.
류현진은 구속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라고 말하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1,2마일의 차이는 체감적으로 크게 달라진다.
왼손투수의 직구 92마일은 오른손투수 빠른 볼 구속 95~96마일과 비슷한 느낌이며 때문에 왼손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각광받는 이유다.
일례로 예전에 왼손 장신 투수 랜디 존슨의 공을 타석에서 맞이한 선수는 “98마일짜리 공에 아찔했다”라고 회상했지만 당시 랜디 존슨은 92마일짜리 빠른 볼을 던졌었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로 홈런을 맞은 뒤 변화구 승부에 집착했다.
하지만 빠른 볼이 동반되지 않은 변화구, 체인지업 등은 타자들이 노리고 치는 바람에 5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90마일 미만의 직구는 언제든지, 변화구는 노리고 들어서서. 타자들은 그렇게 말한다.
90마일 미만의 빠른 볼도 제구력을 동반한 투구로 언제나 노련함을 자랑했던 류현진은 이날 양키스 타자들의 방망이에 양키스 징크스를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양키스 3명의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애런 저지, 개리 산체스, 디디 그레고리우스)한 류현진은 이날 3명이 모두 결장(한명은 이적(디디))했지만 다른 3명(루크 보이트, 애런 힉스, 미겔 안두아) 에게 홈런을 얻어맞았다.
토론토는 앞으로 양키스와의 10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류현진 선수는 이번시즌 최소 1번의 맞상대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번 미니시즌에 양키스 벽을 넘지 못한다면 다음시즌, 2021시즌에도 양키스 징크스가 이어질까 우려된다.
이날 패배로 류현진은 조정된(지난 볼티모어전 2사 만루 2타점 허용은 모두 비자책점으로 수정) 평균자책점 2.51이 3.19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빠른 볼 평균 91,92마일이 나올때 성적이 가장 좋다.
90마일 이하로 떨어졌을 때 평범한 투수가 된다.
이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