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계가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학교폭력 전력이 들춰지면서 초토화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소속팀이 흥국생명으로 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데 이어 국가대표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흥국생명은 15일(한국시간)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파장이 커지자 대한배구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두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전문체육, 생활체육 및 국가대표 운영 단체로서 이번 학교폭력 사태로 인해 많은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재영과 이다영을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도쿄올림픽 등 향후 국가대표 선수 선발 대상에서 무기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과거 학교 폭력 전력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커지자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학교 재학 시절 잘못한 일을 반성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남자 배구계도 학폭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레프트 송명근(28)과 심경섭(30) 등은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주장을 인정하고 자숙의 의미로 2020-2021 V리그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OK금융그룹은 14일 “구단은 오늘 오후 고위층을 포함한 프런트, 감독 등 코칭스태프 등이 모여 긴급회의를 열고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며 “당사자인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진정성 있게 책임지고 자숙하는 의미에서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감독을 통해 구단에 전달했다.
이날 송명근은 SNS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며 “선배로서 무책임한겠지만 내일 이후의 경기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출전하지 않는 것을 감독님을 통해서 구단의 허락을 받을 생각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명근은 고교 시절, 심경섭은 중학교 재학 중에 배구부 후배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을 인정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