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미국 국적의 여자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석방됐다. 미국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무기상과 교환 방식인데, 일각에서는 비판도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백악관 연설을 통해 “몇 달간의 부당한 러시아 구금 이후 브리트니는 곧 사랑하는 이들의 품으로 돌아온다”라며 “오늘은 우리가 오랫동안 노력해온 날”이라고 밝혔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피닉스 머큐리팀 소속인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러시아에서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8월 러시아 법원이 징역 9년을 선고하며, 서부 죄수 유형지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당시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미국 내 수감된 자국민과 교환하기 위해 그라이너를 표적 체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그라이너 석방을 위해 국무부 등을 통해 러시아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그의 석방 추진을 멈추지 않았다”라며 “공들이고 치열한 협상이 있었고, 그의 석방을 얻어내기 위해 지치지 않고 일한 행정부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석방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협조도 있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최근 48시간 동안 브리트니는 수감돼 있던 죄수 유형지에서 모스크바로 옮겨졌고, 오늘 아침 UAE로 이동했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브리트니의 귀국을 가능케 해준 UAE에 감사를 전한다”라고 했다. 또 “브리트니는 믿을 수 없는 품위와 특유의 기개로 러시아 내에서의 쇼 재판과 부당한 대우를 견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번 석방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그라이너 석방이 미국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교환 형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측은 수 차례의 관여 과정에서 브리트니를 송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국 국적인 빅토르 부트의 석방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셜미디어 ‘소셜트루스’에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죽음의 상인’이라고 불리는 남자와 교환한 건 어떤 종류의 거래인가”라는 비난의 글을 올렸다.
아울러 아직 석방되지 않은 미국 국적자 폴 휠런을 거론, “왜 전직 해병대원인 폴 휠런은 전적으로 일방적인 거래에 포함되지 않았는가”라며 “얼마나 어리석고 미국에 당혹스러우며 비애국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슬프게도 완전히 불법적 이유로 러시아는 폴의 사건은 브리트니의 경우와 다르게 취급한다”라며 “폴의 석방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