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모든 생활을 같이 하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도박과 절도 혐의로 해고돼 충격을 안기고 있다.
LA 타임스와 ESPN은 20일 “오타니의 변호인이 그의 통역 미즈하라를 대규모 자금을 훔친 혐의로 고발했다”며 “다저스는 불법 도박 혐의까지 받고 있는 미즈하라를 해고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불법 도박에 손을 댄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수백만 달러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사라진 돈이 최소 450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오렌지 카운티에 거주 중인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도박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나왔고, 그의 변호인은 진상 조사를 한 뒤 미즈하라의 절도 혐의를 포착했다.
법무법인 웨스트 할리우드의 버크 브레틀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가 대규모 횡령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파악했고, 이 사건을 사법 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ESPN은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 운영업자에게 도박 빚을 져 오타니의 돈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2013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처음 만난 ’10년 지기’다. 오타니는 2017년 말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뒤 미즈하라를 자신의 개인 통역으로 고용했다. 이후부터 오타니와 모든 생활을 함께 했다.
지난해 12월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에 초대형 계약을 맺은 후 다저스가 미즈하라를 구단 직원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위해 방한 중이다. 미즈하라는 오타니, 그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미즈하라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정규시즌 개막전에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21일 2차전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다저스와 개막전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오타니는 서울시리즈 한 경기 만에 분신이나 다름없는 통역을 새로 구해야할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