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최근 인종차별을 당한 황희찬(울버햄튼)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레터를 보냈다.
축구협회는 17일 협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축구협회 측은 “이날 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이 최근 연습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줄 걸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최근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코모1907과의 친선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이에 황희찬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인종차별은 스포츠뿐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 이후 코치진과 팀원들이 내가 원한다면 (경기가 열리는) 현장을 떠난다며 내 상황을 계속 확인해 줬다”며 “다시 한번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울버햄튼 측도 구단 차원의 강격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모 측은 사과는커녕 오해라는 점을 밝히면서, 오히려 울버햄튼 측이 과민 반응해 일을 키웠다는 입장문을 내 논란을 더 키웠다.
코모는 사건 발생 이후 구단 SNS에 “당사자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황희찬이 동료들로부터 ‘차니’라고 불리는 걸 보고 ‘자신이 재키찬(성룡)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무시하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업로드했다.
이어 “우리는 일부 울버햄튼 선수들의 반응으로 인해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에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조직의 징계 기관은 UEFA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코모에 대한 징계를 내릴 수 없다고 시사했다.
이에 축구협회 측은 협회 차원에서 국가대표 선수인 황희찬을 보호하기 위해 FIFA 측에 제대로 된 대응을 요구한 거로 보인다.
축구협회가 한국 선수가 인종차별 피해를 본 사건과 관련해 FIFA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