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시초이자 오늘날의 애플을 만들어낸 개국공신 제품인 ‘아이팟 터치’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팟 터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팟 시리즈의 마지막 모델인 아이팟 터치의 남은 물량을 소진한 뒤 제품을 단종한다고 밝혔다.
앞서 애플은 2014년부터 아이팟 클래식, 아이팟 나노, 아이팟 셔플 등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해왔다. 아이팟 터치의 경우에는 아이폰의 저렴한 대체품으로 활용되며 지난 2019년까지 새 제품(7세대)이 출시됐다. 가장 저렴한 아이폰인 아이폰 SE의 가격이 429달러 수준인 데 반해 아이팟 터치 7세대는 199달러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주머니에서 등장한 아이팟이 파산에 가까웠던 애플을 3조 달러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 첫 탄생한 아이팟은 CD플레이어, 저용량 MP3 등으로 음악을 듣던 생태계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최대 수백 MB에 불과하던 기존 MP3와 달리 아이팟은 ‘GB’ 단위의 용량으로 1000곡이 넘는 음악을 담을 수 있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전면 터치 스크린이 적용된 아이팟 터치는 2007년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함께 등장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으로 아이팟의 인기는 급속도로 시들었다. 아이팟 터치 출시 직후인 2008년 아이팟의 전 세계 판매량은 5480만대에 달했으나 2014년에는 1430만대로 급감했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선임 부사장은 아이팟 터치의 단종에 대해 “우리는 아이폰에서 애플워치, 홈팟 미니, 그리고 맥, 아이패드, 애플 TV를 포함한 모든 제품에 걸쳐 놀라운 음악 경험을 통합했다”면서도 “아이팟의 정신은 계속 살아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