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대 심리학 교수이자 발생·행동유전학 전문가인 캐스린 페이지 하든은 ‘유전자 로또'(에코리브르)를 통해 유전적 차이도 불평등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태어날 때의 사회 환경이 아닌 우리가 태어날 때 갖게 되는 유전자로부터 사회 불평등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책은 선천적인 요소인 유전자가 사회 불평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말한다.
사람마다 다르게 가지는 여러 DNA 변이를 기반으로 만든 교육 다유전자 지수 분포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유전적 분포에서 다유전자 지수가 상위 25%에 속하는 집단은 하위 25%에 속하는 집단에 비해 대학 졸업 확률이 4배 가까이 높다. 이는 교육 다유전자 지수가 상위 25%에 있는 사람은 하위 25%에 있는 사람보다 재산이 평균 47만5000달러(약 6억2000만원) 많은 결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처럼 ‘유전자 로또’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유전적 차이로 혜택받지 못한 이들을 의료와 교육 등에서 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름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인간의 유전적 차이를 무시하면 해석의 공백이 남게 된다. 이 공백은 정치적 극단주의자가 우생학 등을 통해 메울 수 있음을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