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 인근 맥아더 팍에서 연방 요원들이 대규모 이민단속 작전을 벌여 도심 공원 한복판이 사실상 군사 작전 현장으로 변했다.
7일 오전 맥아더팍에 국토안보부 소속 요원들과 군용 차량, 기마대, 무장한 연방 요원들이 대거 배치됐다. 현장에는 사람을 수송하는 데 사용되는 백색 밴 차량 여러 대도 주차돼 있었고, 일부 요원들은 총기를 든 채 공원을 가로질렀다.
KTLA에 따르면, 이날 작전은 통상적인 이민단속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공개적으로 진행됐으며, 여름방학 캠프에 참가 중이던 어린이들이 축구장에서 놀던 도중 연방 요원들이 말과 무장 차량을 타고 진입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카렌 배스 LA 시장은 SNS를 통해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20명 넘는 아이들이 뛰놀던 곳에 군사 작전처럼 요원들이 들어왔다”며 “나는 즉시 현장 책임자를 찾아가 작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배스 시장과 유니스 에르난데스 시의원, 마퀴스 해리스-도슨 시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행정부가 도시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군사 작전처럼 연방 요원들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군사적 침탈”이라고 규탄했다.
현장에서 목격된 요원들은 국경순찰대(Border Patrol) 소속으로, 일부는 국토안보부 소속 병력 및 캘리포니아 주방위군까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작전에는 약 90명의 주방위군 병력이 지원됐다.
당국은 이날 몇 명이 체포됐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LA타임스는 지난 6월 6일부터 22일 사이에만 1,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민단속으로 구금됐다고 전했다.
배스 시장은 “국경세관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떠나느냐, 지금 떠날 수 있느냐’고 직접 물었다”고 밝히며 작전의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국토안보부는 이날 작전에 대해 “진행 중인 집행 활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짧은 입장만 내놨다.
LA경찰국(LAPD)은 “이번 작전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질서 유지 차원에서만 현장에 있었음을 강조했다.
해리스-도슨 의장은 “오늘 아침 모습은 마치 틱톡 동영상 촬영장 같았다”며 “국경순찰대가 LA에서 촬영을 원한다면 영화 촬영 허가를 받고 하라. 이 도시에 공포감을 조장하지 말라”고 비꼬았다.
에르난데스 시의원은 “LA는 다른 도시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카나리아’다. 오늘 맥아더 팍에서 벌어진 일이 다른 도시에서도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작전이 실제 이민자 단속보다는 정치적 메시지와 시위 성격이 더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주민들은 도심 공원이 군사작전 현장으로 변한 모습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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