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 나이스에 거주하며 리시다 차터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8세 벤자민 게레로-크루즈(Benjamin Guerrero-Cruz)가 지난 8월 8일 강아지를 산책하던 중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체포돼 현재 연방 아델란토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체포 당시 현장에 있었던 정황과 이후 증언은 충격적이다. 그가 예전에 다녔던 학교의 영어 교사 리제트 베세라는 지난 일요일 면회를 다녀온 뒤 “요원들이 ‘우리가 그를 체포해서 1,500달러를 받는다’, ‘이번 주말 술 한잔할 수 있겠다’며 웃고 있었다는 말을 그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베세라는 “이들이 정말 정부 요원인지, 현상금 사냥꾼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화요일 오후 LA통합교육구 본부 앞에서는 활동가들과 교사들이 모여 게레로-크루즈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국토안보부는 “연방정부는 불법체류자 체포를 위해 민간 계약자나 현상금 사냥꾼을 고용하지 않는다”며 해당 의혹을 일축했다. 다만, $1,500 보상금 관련 구체적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게레로-크루즈는 2023년 3월까지 체류가 허용된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칠레에서 입국했으나 이후 불법 체류해온 상태였다.
체포 당시 그는 잠옷과 슬리퍼 차림이었고, 강아지는 요원들이 목줄을 풀어 쫓아내 주민이 다시 가족에게 돌려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어머니가 강아지를 데려가지 않겠다고 거부해 나무에 묶어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게레로-크루즈는 평소 모범적인 학생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군 ROTC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축구팀에서 수비수로 활약하며 친구들 사이에서 “성실하고 주변을 북돋아주는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베세라 교사에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이곳에 왔고, 범죄자가 아님에도 그렇게 취급받는다. 나는 공부하고 일하고 싶을 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게레로-크루즈는 최근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가족의 상황도 알려졌다. 그는 생후 5개월 된 쌍둥이 남동생들과 6살 남동생이 있는 장남으로, “가족과 함께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