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트럼프 2기 첫 선거 완승 민주, 뉴욕시·버지니아·뉴저지 지방단체장 선거 ‘싹쓸이’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치른 선거에서 완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의 책임을 각 후보와 셧다운에 돌렸다.
뉴욕, 첫 이민자 출신 시장 탄생…’트럼프 지지’ 쿠오모 패배
AP와 CBS,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은 4일(현지 시간) 치른 뉴욕시장,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완승했다. 가장 관심을 끈 뉴욕에서는 이민자 출신 조란 맘다니 후보가 과반 득표로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91% 개표 기준 41.6%)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인도계 우간다인인 맘다니 후보는 유년기에 미국으로 이주, 2018년 시민권을 얻었다. 그와 경쟁한 쿠오모 후보는 뉴욕 주지사 출신으로, 코로나19 기간 강경한 방역 정책과 상세한 일일 브리핑으로 명성을 얻어 한때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되던 정치 거물이다.
이번 뉴욕시장 선거는 애초에 공화당·민주당 싸움이 아닌 진보 진영 두 후보의 싸움이었다. 무명에 가까웠던 이민자 출신의 맘다니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자 쿠오모 후보가 무소속 출마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맘다니 견제’를 위해 그를 지지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번 승리로 맘다니 후보는 뉴욕 최초의 무슬림·남아시아계 시장이 된다. 아울러 그의 승리는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노선 정립을 두고 고민하는 미국 민주당 내 무게추가 정통 정치인 중심의 중도 노선에서 젊은 진보 노선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민주당, 4년 만에 버지니아 주지사직 탈환…트럼프 ‘공무원 감축’ 영향?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무난히 승리했다. 민주당 소속 아비게일 스팬버거 후보는 이날 97% 개표 기준 57.5%를 득표했고, 공화당 윈섬 얼 시어스 후보는 42.3%를 얻어 15%p 이상 뒤처졌다. 이로써 민주당은 4년 만에 버지니아를 탈환하게 됐다.
버지니아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 주였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8년 이후 대선에서 줄곧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며 민주당 성향이 점차 강해졌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주지사직은 2014~2018년 민주당이 잡았다가 2022년 공화당에 넘겨줬다.
이번 선거로 버지니아는 최초로 여성 주지사를 보유하게 됐다. 버지니아에서는 부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가잘라 하시미 후보가 당선됐다. 주법무장관 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제이 존스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제이슨 미야레스 현 법무장관을 이겼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 버지니아 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됐다고 보기도 한다. 워싱턴DC와 인접한 버지니아에는 연방 공무원이 다수 거주하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연방 공무원 감축 정책 및 최근의 셧다운 상황이 이들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panbergerFor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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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도 ‘트럼프 지지’ 공화당 후보 패배…트럼프 “셧다운 탓”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마이키 셰릴 민주당 후보가 잭 시아타렐리 공화당 후보를 95% 개표 기준 56.2% 대 43.2%로 크게 이겼다. 다만 뉴저지는 1992년 이래 대선에서 쭉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온 민주당 ‘텃밭’ 지역으로 분류돼 이번 선거 결과도 이변은 아니다.
셰릴 후보는 미국 해군 조종사 출신으로 현 연방 하원의원이다. 그는 뉴저지주의 높은 생활비와 공공요금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12선 현역 공화당 로드니 프렐링하이슨을 꺾고 하원의원에 당선돼 주목받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첫해에 치른 이번 지방선거는 통상 짝수 해에 치르는 중간선거보다는 규모가 작다. 그러나 내년 중간선거의 가늠자이자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을 확인한다는 측면에서 ‘미니 시험대’로 관심을 모았다.
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고무적인 분위기다. 아울러 같은 날 캘리포니아에서는 연방하원 선거구 재조정에 관한 주민 투표가 실시됐는데, 조정안이 통과되며 민주당은 내년 가을 선거에서 캘리포니아 몫으로 연방 하원의원 5석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번 선거 결과가 정치적 타격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늘밤 선거 주요 패인은 트럼프가 투표용지에 없었던 것과 셧다운”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공고함을 주장했다.



